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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횡단 일주기
"2003년의 서툰 발걸음이, 23년의 깊 깊은 여정으로 이어지다." 2003년, 온 가족이 함께 미 대륙을 품에 안겠다는 무모하고도 뜨거운 꿈을 안고 길을 나섰습니다. 광활한 대지 위에서 서로의 호흡에 의지한 채 달렸던 그 뜨거웠던 기록은, 이듬해인 2004년 한 권의 책이 되어 세상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시간은 흘렀지만 길 위의 기억은 바래지 않았고, 오히려 그 후로도 여러 차례 미 대륙의 골목과 대자연을 다시 찾게 만드는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다시 가족과 함께 같은 길을 걷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렌즈에 담긴 풍경의 깊이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이 공간에 새롭게 펼쳐지는 기록은 단순한 과거의 복원이 아닙니다. 2004년 종이 위에 새겼던 서투르지만 눈부셨던 우리 가족의 횡단기에, 지난 23년간 수없이 대륙을 오가며 보충하고 다듬은 깊이 있는 정보와 성숙해진 사진가의 시선을 더한 '미국 횡단
Sangwon Jung
2019년 4월 21일1분 분량


89. 산타페의 푸에블로 양식, 고속도로의 아찔한 아이스박스 소동과 타오스의 밤
🏛️ 푸에블로 양식이 빚어낸 전통의 도시, 산타페(Santa Fe) 지금은 없어진 미국의 대표적인 서점 보더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 산타페(Santa Fe). 같은 길을 피하려 일부러 풍경 도로(Scenic Highway)를 택해 들어섰지만, 예상과 달리 좁고 더딘 길에 지루함만 길어지며 늦은 시각에야 시내에 다다랐다. 하지만 산타페가 주는 독보적인 정취만큼은 역시 대단했다. 차가운 현대식 고층 건물은 단 하나도 없었다. 쇼핑몰이든 책방이든 관공서든, 모든 건물이 원주민의 고유 양식인 '푸에블로(Pueblo) 흙벽 건축'으로 나지막하고 정갈하게統一되어 있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역사적인 예술품 같았으며, 미국 다른 곳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뉴멕시코 주민들만의 강한 전통과 자부심이 돋보였다. 유명 서점 보더스(Borders)에 들러 이동하는 동안 읽을 책을 사주자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긴 차 안에서 군말 없이 독서에 몰입해 주는 예지
Sangwon Jung
7월 23일2분 분량


88. 화이트샌드의 순백 모래, 사막의 사발면과 파란 하늘 아래의 가족들
❄️ 1940년대의 비지터 센터와 순백의 모래 바다 화이트 샌드 비지터 센터 검문소를 지나자마자 바로 '화이트샌드 국립몬뉴먼트(White Sands)' 입구가 나타났다. 1940년대에 지어졌다는 특유의 고풍스러운 흙벽 건축양식 비지터 센터에서 간단한 안내 책자를 챙겨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주변의 붉고 척박한 황야와는 완전히 딴판으로, 오직 이곳에만 눈부시게 하얗고 고운 모래가 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선글라스를 끼고도 제대로 눈을 뜨기 어려울 만큼 눈부신 순백의 세상이었다. 손으로 쥔 모래는 일반 모래처럼 고왔지만, 습기를 머금고 있어 발로 밟으면 폭 파이지 않고 제법 단단하게 발을 받쳐주었다. 별도의 아스팔트 포장 없이 하얀 모래 바닥을 다져 만든 공원 도로 역시 언뜻 보면 평평한 포장도로로 착각할 만큼 매끄러웠다. 🍜 사막 피크닉 존에서의 사발면, 그리고 노출과의 전쟁 화이트 샌드 피크닉 에리어 아침 10시 기준 기온은 섭씨 32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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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2분 분량


87. 엘파소의 아침, 뉴멕시코의 미사일 황야와 사진가를 향한 미소
🌵 멕시코의 숨결이 스민 엘파소(El Paso)의 아침 아침 공기는 구름 한 점 없이 상쾌하고 시원했다. 건조한 사막 기후 덕분에 습기가 없어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온몸에 선탠크림을 바르고 화이트샌드를 향해 기분 좋게 출발했다. 엘파소 시내는 겉보기엔 일반 대도시와 다름없이 평탄했지만, 거주민의 80% 이상이 멕시코계이고 언어 또한 스페인어가 주를 이루는 독특한 국경도시였다. 리오그란데강 다리 하나만 건너면 바로 멕시코 땅. 다녀온 이들이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천국과 지옥' 같은 인프라의 격차를 느낀다고 했던 그 국경의 숨결이 피부로 전해져 왔다. 🐄 뉴멕시코(New Mexico) 진입과 얌전한 운전자들 엘파소를 벗어나 차머리를 돌리자 곧바로 뉴멕시코(New Mexico) 주경계가 나타났다. 집들은 다소 낡고 정돈되지 않아 첫인상은 소득 수준이 낮은 아담하고 가난한 주처럼 느껴졌다. 뉴멕시코 초입의 웰컴 휴게소(Visitor Infor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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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2분 분량


86. 국경 검문소의 여권 소동, 멕시칸의 삶과 마침내 터진 서부의 셔터
🛂 검문소와 여권 가방 소동 빅벤드 국립공원을 둘러보고 한참을 달리는데, 도로 한가운데에 엄숙한 분위기의 '검문소'가 나타났다. 멕시코와 인접한 남부 지역 도로 특성상, 불법 입국자를 가려내기 위해 고속도로 길목마다 설치해 둔 상시 검문이었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아내의 표정이 순간 상기되며 차 안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단정한 제복의 경찰관이 차로 다가와 미소로 인사를 건네더니 시민권자인지 물었다. 아니라고 하자 곧바로 여권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짐 가방 깊숙이 차곡차곡 넣어두었던 여권을 서둘러 찾아 꺼내 보여주었다. 얼굴과 여권 사진을 대조해 본 경찰관은 이내 "고맙다, 좋은 여행 되라"며 친절하게 길을 터주었다. 9·11 테러 이후 입국 심사와 보안이 한층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정당한 비자가 있더라도 쓸데없는 마찰을 피하려 캐나다나 멕시코 국경을 넘지 않기로 했던 사전 결정이 참 다행스럽게 느껴진 순간이었다. 🇲🇽 삶을 찾아 국경을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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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2분 분량


85. 빅벤드의 풍성한 아침, 대머리독수리의 전설과 사막의 야생화
🍳 21도의 상쾌한 공기, 그리고 레스토랑급 'Full 블랙퍼스트' 아침에 눈을 뜨니 기온이 섭씨 21도 안팎으로 무척이나 시원하고 쾌적했다. 지독했던 플로리다의 푹푹 찌는 습도에서 벗어나 건조하고 산뜻한 공기가 감도는, 그야말로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모텔 식당으로 내려갔더니 기대 이상으로 화려한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 'Full Breakfast'라는 안내문답게 웬만한 레스토랑 못지않은 풍성함에 눈이 즐거웠다. 식탐이 강한 우리 예지는 접시가 넘치도록 음식을 가득 담아오며 신이 났다. 예로부터 "집 떠나면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한다"고 했는데, 든든하고 풍성한 아침 식사는 여행자의 피로를 단번에 날려주는 최고의 에너지였다. 기분 좋게 배를 채우고 드디어 '빅벤드 국립공원(Big Bend National Park)'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 사막 도로 70마일의 시원함과 7월의 빅벤드 어제까지 거쳐온 텍사스 초입은 동부의 여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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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2분 분량


84. 개똥도 약에 쓰려면, 텍사스 황야의 펌프잭과 빅벤드로 가는 길
🛠️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미국 정비소와 엔진오일 교환 점심을 먹은 뒤, 대륙을 달리기 시작한 후 두 번째 엔진오일 교환을 위해 정비소를 찾아 나섰다. 이미 오일 교환 주기를 살짝 넘긴 터라 텍사스 황야로 더 깊이 들어가기 전에 정비를 마쳐야 했다. 그런데 평소에는 길거리마다 그렇게 흔하게 보이던 오일 교환 숍이 막상 마음먹고 찾으려니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아닌가!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속담을 중얼거리며 한참을 헤맨 끝에야 겨우 오일을 교환할 수 있었다. 미국은 한국의 카센터처럼 종합적으로 차를 다루기보다 타이어, 엔진, 트랜스미션 등 영역별로 세분화하여 정비하는 곳이 많다. 전문 오일 체인지 숍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정비소에서 금방 오일을 교체해 주니, 차를 정비하고 다시 고속도로에 올랐다. 🛢️ 직선으로 뻗은 도로, 석유 펌프잭과 풍력발전기 다음 목적지는 텍사스 남단의 비경, '빅벤드 국립공원(Big Bend 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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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2분 분량


83. 남한의 7배 텍사스, 오스틴에서 채운 한식의 온기와 K-Food의 예견
🇨🇱 끝없는 초원, 그리고 텍사스의 주도 오스틴(Austin) 텍사스가 남한 면적의 7배에 달한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직접 달려보니 지평선 끝까지 끝이 보이질 않았다. 흔히 상상하던 척박한 거칠은 사막보다는, 의외로 푸르고 광활한 초원 지대가 눈앞에 길게 늘어섰다. 엘파소(El Paso) 방면으로 다가갈수록 조금씩 사막 지형이 엿보이긴 했지만, 동부의 평탄함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 속을 묵묵히 내달렸다. 중간에 텍사스의 주도인 오스틴(Austin)으로 차머리를 돌렸다. 집을 떠나 길 위에서 보낸 지 어느덧 20일 차. 뉴욕에서 대충 보충했던 김치와 반찬, 부식거리들이 바닥을 드러내며 가족들의 밥상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마침 오스틴에 한인 상가가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시내로 접어들었다. 🍚 한양식품과 '코리아 가든'에서의 오아시스 같은 점심 지인의 도움으로 전화를 걸어 찾아간 곳은 '한양식품'이라는 작고 정겨운 한인 마트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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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2분 분량


82. 아르마딜로의 비극, 동부의 끝에서 만난 880마일의 거함 텍사스
🏡 루이지애나 시골길의 역사와 아르마딜로(Armadillo) 아르마딜로 수많은 연륙교를 지나 루이지애나 시골 마을을 관통하는 풍경 도로(Scenic Highway)로 들어섰다. 깔끔하고 정갈한 집들과 넓고 잘 정돈된 앞마당이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과거 백인 대농장주들이 소유했던 오래된 저택들 사이로 흑인 주민들이 모여 사는 거리가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남부의 아픈 역사와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묘하고 정겨운 풍경이었다. 한편, 플로리다에서부터 도로변을 달리며 가슴을 아프게 했던 건 차에 치여 죽어있는 야생동물(Roadkill)들이었다. 그동안 주로 보았던 사슴이나 너구리와 달리, 남부 도로변에는 꼭 갑옷을 입고 뒤집혀 죽어있는 낯선 모양새의 동물이 연이어 포착되었다. 파충류 같기도 한 그 동물의 정체는 나중에 알고 보니 남미에서부터 북상한 '아르마딜로(Armadillo)'였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잘려나간 도로 위에서 차가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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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2분 분량


81. 남부의 방탄유리와 미시시피, 그리고 24마일 퐁차트레인 다리를 지나
🧊 앨라배마와 미시시피, 방탄유리 뒤의 차가운 눈빛들 아침에 아침 식사를 하러 내려간 앨라배마 모텔 식당, 백인 노인들은 인사나 미소는커녕 무뚝뚝한 표정으로 우리를 건너다보았다. 서부나 다른 지역에서는 노인들이 먼저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오곤 했기에 묘한 섬뜩함이 감돌았다. 방으로 들어와 자료를 찾아보니, 앨라배마와 이어서 들어선 미시시피(Mississippi)주 모두 1950년대까지 극심한 인종차별 정책이 유지되던 미 남부의 핵심지였다. 서부나 다른 지역에 비해 흑인들의 피부색은 유난히 짙고 검었으며, 백인이나 흑인 할 것 없이 길거리의 사람들은 잘 웃지 않았다. 동양인 가족을 마치 '동물원 구경하듯' 생소하게 바라보는 시선 속에 집사람의 신경도 예민해져 갔다. 하기야 이 깊은 남부 길목으로 들어오면서 우리 같은 동양인을 마주친 적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 더욱 삭막했던 것은 그로서리(슈퍼마켓)나 모텔 오피스마다 등장한 '방탄유리 수납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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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2분 분량


80. 이방인의 눈으로 본 노동, 앨라배마의 밤과 공돈 같은 1시간
👁️ 이방인이 바라본 길 위의 노동 플로리다에서 앨라배마로 이어지는 도로변을 달리며 마주친 노동자들의 모습에 마음이 다소 무거워졌다. 도로 공사현장, 편의점, 텍시 운전석, 뙤약볕 아래의 밭일… 미국 사회의 가장 고되고 궂은일들을 맡아 처리하는 이들은 대다수 흑인이거나 멕시코계 이주민들이었다. 시간당 임금을 받으며 자신이 일한 만큼 대접을 받고 산다고는 하지만, 불법체류라는 그늘 아래 은밀한 불공평을 겪는 이들도 적지 않으리라. 타국에서 미 이민자로 살아가다 보니, 멀리 고국 한국에서 학대받고 차별당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아픈 소식들이 더 이상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고 가슴 묵직하게 스며들었다. 🏙️ 12시간 운전 끝에 만난 모빌(Mobile)시의 헤매임 당초 계획했던 파나마시티 해변을 나와 다시 고속도로 I-10에 올려 차머리를 서쪽 앨라배마주 '모빌시(Mobile City)'로 틀었다. 플로리다 북쪽으로 접어들자 지독했던 습기는 미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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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2분 분량


79. 책자 속 사진의 함정, 파나마시티 비치와 동·서부 도로의 깨달음
📖 정보의 빈곤, 그리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 한 컷 아침 8시 반, 마침내 플로리다를 빠져나와 북쪽으로 차머리를 돌렸다. 오늘 목표는 가능하면 서쪽 앨라배마(Alabama)주까지 내달리는 것. 뉴욕시를 떠난 이후 거의 온종일 운전만 거듭하는 일상의 연속이었지만, 오늘은 특히나 길 위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날이다. 당초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려던 코스를 취소하고 무더위와 피로를 줄이기 위해 고속도로 I-75를 택해 속도를 냈다. 그러나 이대로 플로리다를 미련 없이 떠나자니 한구석 아쉬움이 남아, 미 동남부 마지막 해안 코스로 '파나마시티 비치(Panama City Beach)'를 들러보기로 했다. 이번 대륙 횡단 코스의 주요 길잡이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발행한 책자들 중 하나인 《Scenic Highways and Byways》였다. 어제 들렀던 세븐마일 브리지도, 오늘 찾아가는 파나마시티도 그 책에 실린 환상적인 한 컷의 사진에 매료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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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2분 분량
![78. [미 동남부 주요 주(State) 역사 스크랩] 햇살과 습지의 땅, 플로리다(Florida)](https://static.wixstatic.com/media/ca39b6_e4010c27d09646cea2b51f9a55468f86~mv2.png/v1/fill/w_332,h_250,fp_0.50_0.50,q_35,blur_30,enc_avif,quality_auto/ca39b6_e4010c27d09646cea2b51f9a55468f86~mv2.webp)
![78. [미 동남부 주요 주(State) 역사 스크랩] 햇살과 습지의 땅, 플로리다(Florida)](https://static.wixstatic.com/media/ca39b6_e4010c27d09646cea2b51f9a55468f86~mv2.png/v1/fill/w_170,h_128,fp_0.50_0.50,q_95,enc_avif,quality_auto/ca39b6_e4010c27d09646cea2b51f9a55468f86~mv2.webp)
78. [미 동남부 주요 주(State) 역사 스크랩] 햇살과 습지의 땅, 플로리다(Florida)
🍊 1. 플로리다 주 (Florida) - "Sunshine State" 지리 & 기후: 동서 200km, 남북 760km로 남한 강원도 크기의 10배에 달하는 거대한 주다. 산이 거의 없는 평탄한 저지대로, 오키초비(Okeechobee)호를 비롯한 크고 작은 호수와 남부의 거대한 습지대가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덥고 습한 아열대 및 열대 기후를 띤다. 이름과 상징: '플로리다'는 스페인어로 '꽃이 피는 나라'라는 뜻이다. 1819년 스페인에서 미국으로 양도되어 1845년 미국의 27번째 주가 되었다. 20세기 이후 대표 특산물로 자리 잡은 오렌지(감귤)가 자동차 번호판 중앙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 2.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Everglades National Park) 생태계의 보물창고: 150만 에이커에 달하는 광활한 습지 공원이다. 오키초비 호수에서 넘쳐흐른 물이 폭 50마일의 지극히 얕고 느린 강물이 되어 바다로 흐르며 거대한 늪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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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1분 분량


77. 5시간 밤길의 벌레 소나기, 톨게이트 할머니의 인사와 플로리다의 마지막 밤
🐜 소나기처럼 퍼붓는 벌레 떼와 밤 10시 30분의 칼국수 키웨스트 입구에서 차를 돌려 다시 예약해 둔 모텔까지 돌아가는 길은 아득했다. 최소 5시간 이상은 쉬지 않고 달려야 하는 고된 장거리 밤길 운전이었다. 마이애미 근처에 2곳의 국립공원이 있었지만, 들어간 들 날이 곧 어두워질 게 뻔해 어쩔 수 없이 지나쳐야 했다. "자연 습지 공원이라 별로 볼 건 없었을 거야" 스스로를 위안해 보았지만, 사진가로서 또 한 번 후회할 일을 저질렀다는 아쉬운 속상함은 쉽게 털어지지 않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달리는 동안 무시무시한 남부의 날벌레 떼가 차로 사정없이 덤벼들었다. 차 앞유리에 부딪혀 터지는 소리가 꼭 거센 소나기가 내리는 소리 같았고, 터져 나온 사체 액체는 워셔액으로도 지워지지 않아 시야를 가렸다. 지칠 대로 지쳐 모텔에 도착하니 어느덧 밤 10시 30분. 뜨끈한 칼국수로 늦은 저녁을 때우고, 밀린 빨래를 돌리고, 카메라 장비를 정돈하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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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2분 분량


54. 길 위에서 생각한 미국 이민, 그 현실과 희망의 기록
✈️ 공항 마중의 법칙과 한인들의 삶 얼마 전 발표된 통계를 보면 전 세계에서 한인 교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나라가 단연 미국이다. 이민 사회에는 웃지 못할 명언이 하나 전해져 내려온다. "미국 공항에 도착했을 때 나를 마중 나온 사람이 무슨 직업을 가졌느냐에 따라 내 미국 직업이 결정된다"는 말이다. 헛웃음이 나오는 말 같지만 이는 안타깝게도 너무나 정확한 현실이다. 한국에서 교수를 했든, 박사 학위를 가졌든, 대기업을 다녔든 간에 현지 언어와 미국 주류 사회의 높은 장벽 때문에 상당수 교민이 초기에는 단순 노동이나 자영업에 종사하게 된다. 미국인을 상대로 하는 주유소와 그로서리(Grocery), 세탁소, 모텔, 그리고 워싱턴주에 유독 많은 데리야끼(Teriyaki) 식당부터, 한인을 상대로 하는 한국 마트, 부동산, 식당, 미용실에 이르기까지… 비록 몸은 고되고 치열하지만, 이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중산층의 삶을 일궈내며 정직하게 땀을 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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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2분 분량
![35. [지역 가이드] 미네소타(Minnesota) & 위스콘신(Wisconsin)](https://static.wixstatic.com/media/ca39b6_380a2b9502f74b218db29fa24c1e42e3~mv2.png/v1/fill/w_332,h_250,fp_0.50_0.50,q_35,blur_30,enc_avif,quality_auto/ca39b6_380a2b9502f74b218db29fa24c1e42e3~mv2.webp)
![35. [지역 가이드] 미네소타(Minnesota) & 위스콘신(Wisconsin)](https://static.wixstatic.com/media/ca39b6_380a2b9502f74b218db29fa24c1e42e3~mv2.png/v1/fill/w_170,h_128,fp_0.50_0.50,q_95,enc_avif,quality_auto/ca39b6_380a2b9502f74b218db29fa24c1e42e3~mv2.webp)
35. [지역 가이드] 미네소타(Minnesota) & 위스콘신(Wisconsin)
🚣♂️ 1. 미네소타(Minnesota): 하늘빛 강물과 1만 개의 호수 “'하늘빛 강물'이라는 뜻의 미네소타 번호판. 주 전역에 퍼진 12,000여 개의 호수를 상징하듯 '10,000 lakes'라는 자부심이 새겨져 있다.” 개요: 한반도와 비슷한 크기(약 225,000 km2)의 넓은 대지로, 인구는 약 580만 명, 한인 교포 수는 2만 5천여 명에 달한다. 어원과 발명품: '미네소타'라는 명칭은 수우(Sioux) 족 인디언의 언어로 "하늘빛 강물"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스카치테이프(3M)와 호치키스(스테이플러)가 바로 이 미네소타에서 발명되었으며, 시원하게 물 위를 가르는 수상스키 또한 미네소타의 호수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10,000 Lakes (번호판): 번호판 하단에 '10,000 lakes'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찍혀 있을 만큼, 주 전체에 무려 1만 2천여 개의 크고 작은 호수와 하천이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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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1일1분 분량


26. 매트릭스의 세상과 미국에 없는 세 가지
미국 개인수표 📱 1. 수신자도 돈을 내는 전화, 그리고 위성과 초고속망이 바꾼 세상 글로벌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에 세상은 어느덧 어디를 가나 살아가는 모습이 엇비슷해졌다. 하지만 한국 여행자가 미국 땅을 밟는 순간 가장 먼저 벽에 부딪히는 것은 다름 아닌 '통신과 인터넷'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은 사방에 광랜이 깔리고 지하철에서도 인터넷이 터지는 IT 강국이었던 반면, 인터넷을 처음 만든 나라라던 미국은 서부의 도시만 벗어나면 무선 인터넷은커녕 휴대폰 안테나마저 툭하면 먹통이 되기 일쑤였다. 노트북을 싸 들고 다니며 밤마다 인터넷 뱅킹과 이메일을 체크해야 했던 내게 미국은 속 터지는 아날로그의 대지였다. 더욱 황당했던 것은 '받는 사람에게도 부과되는 통화료'였다. 걸려 오는 전화를 받기만 해도 내 요금이 깎이니, 낯선 번호로 스팸 전화라도 오면 짜증이 머리끝까지 솟구치곤 했다. (물론 2026년 현재의 미국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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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1일2분 분량


76. 속아서 달린 US-1번 국도, 7마일 다리의 배신감과 과감한 유턴
7마일 브릿지 🚦 120마일의 착각, 지독한 US-1번 국도 마이애미의 실망을 뒤로하고 키웨스트(Key West)로 가는 유일한 통로인 US-1번 국도에 들어섰다. 약 120마일(약 193km) 거리라 왕복 240마일, 넉넉잡아 4시간이면 다녀올 줄 알았던 내 계산은 출발과 동시에 처참하게 깨졌다. 도로가 여러 해안 마을과 섬들을 지나다 보니 군데공사에 끝없는 신호등이 길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시속 45~55마일을 넘지 못하는 거북이 서행 속에 주변 풍경마저 산만하고 산뜻하지 못해 '죽을 맛'이었다. "그냥 돌아갈까" 몇 번을 망설였지만, 다녀간 이들이 워낙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터라 후회하지 않으려고 속는 셈 치고 계속 엑셀을 밟았다. 🌉 13km 세븐마일 브리지(Seven Mile Bridge)의 허탈함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던 길 끝에, 마침내 그 유명하다는 '세븐마일 브리지(Seven Mile Bridge)'에 다다랐다.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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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9일2분 분량


75. 마이애미 비치의 환상과 실체, 그리고 키웨스트를 향하여
🍳 야외 식당의 온기와 US-41번 도로의 지평선 아침에 눈을 뜨니 모텔에서 준비해 준 야외 식당의 아침 식사가 예상을 깨고 상당히 근사했다. 가슴 탁 트인 야외에서 바람을 맞으며 온 가족이 오랜만에 여유롭고 기분 좋은 식사를 즐겼다. 오전 8시 30분, 모텔을 나와 다시 마이애미를 향해 차머리를 돌렸다. 이미 지나온 길을 도로 거슬러 간다는 것은 장거리 여행길에서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앞서 로체스터의 코닥 박물관과 뉴욕 현대미술관(MoMA)을 미련하게 지나쳐두고 온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터라, "시간이 조금 낭비되더라도 남부의 명소는 제대로 눈에 담고 가자!" 하고 아내와 하루 더 머물기로 굳게 결단을 내린 것이다. 국도 US-41을 타고 내려가는 길은 어제 거쳐온 고속도로(I-75)보다 길은 좁았지만 정취가 넘쳐났다. 도로 양옆 수로에는 무성한 나무들과 함께 여유롭게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보였고, 그 너머로 끝없이
Sangwon Jung
2025년 2월 10일2분 분량


74. 디즈니를 지나 마이애미 길목에서, 플로리다 늪지대와 2003년의 랜선 해프닝
🎡 디즈니월드의 과감한 통과와 남부의 꼬인 동선 범고래 쇼를 빼면 시월드 역시 유니버설 스튜디오처럼 만만치 않은 입장료에 비해 아쉬움이 컸다. 올랜도에 온 김에 세계 최대라는 '디즈니월드(Walt Disney World)'를 들를까 고민도 했지만, 이미 LA에서 디즈니랜드를 경험했던 터라 뻔한 오락에 사흘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었다. 다행히 내 뜻을 깊이 이해하고 선뜻 따라준 예지와 도희가 고마울 따름이었다. 마이애미로 향하는 시각이 너무 늦어버리는 바람에, 당초 계획했던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긴 무리였다. 사실 플로리다에 들어오면서 한여름 성수기라 방이 없을까 봐 며칠 전부터 미리 모텔들을 예약하며 이동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의 진짜 성수기는 쾌적한 '봄'이었고, 한여름은 폭염과 허리케인 때문에 현지인들도 기피하는 시즌이었던 것이다! 사전 정보가 부족했던 탓에 사서 고생을 한 셈이었다. 게다가 더 난감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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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30일2분 분량


73. 올랜도 시월드의 성조기와 범고래 쇼, 마이애미로 향하는 발걸음
🇺🇸 9시 개장과 성조기, 그리고 미국인의 자부심 오늘도 아침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개장 시간에 맞춰 모텔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시월드(SeaWorld)'로 향했다. 사진 촬영이 목적이었던 나로서는 내키지 않는 걸음이었지만, 아이들을 위해 마지못해 선택한 일정이었다. 오전 9시 정각, 개장을 기다리던 인파 속에서 갑자기 미국인들이 일제히 발걸음을 멈추고 한곳을 향해 정중히 가슴에 손을 얹었다. 스피커를 통해 미 국가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그들은 성조기를 향해 경례를 올리고 있었다. 과거 고국에서 보았던 국기 게양식의 풍경이 멀리 타국의 테마파크에서 똑같이 펼쳐진 것이다. 미국인들의 자국에 대한 자부심은 일상의 놀이공원에서도 자연스럽게 애국심으로 고취되곤 했다. 지난 9·11 테러 직후 승용차는 물론 버스, 소방차, 오토바이까지 대형 성조기로 도배되었던 길거리 풍경, 도희와 갔던 야구장에서 스크랩 화면 가득 애국심을 강조하던 멘트에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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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0일2분 분량


72. 올랜도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익스프레스 패스와 파김치가 된 밤
🎢 올랜도의 헤매임, 그리고 유니버설 스튜디오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올랜도 모텔에 짐을 풀고 먼저 시월드(SeaWorld)를 가려고 나왔는데, 초행길이라 길을 잘못 들어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살짝 화가 나 차머리를 돌려 근처의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s Orlando)로 먼저 향했다. 하필 주말인 토요일이라 테마파크 안은 몰려든 인파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하루 만에 다 둘러보기는 불가능해 보여 아이들과 상의한 뒤 가장 보고 싶은 놀이기구만 골라 줄을 서기로 했다. 플로리다의 후텁지근한 더위 속에서 하나의 테마를 보기 위해 1시간 반 가량을 무작정 기다려야 했다. 남미계 관광객들이 많아 도로에서부터 겪었던 무질서함과 양보 없는 분위기에 지쳐가던 참이었다. 🎟️ 익스프레스 패스(Express Pass)와 분무 선풍기 한참을 땀 흘리며 서 있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보다 늦게 온 사람들이 다른 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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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0일2분 분량


71. 데이토나 해변의 뜨거운 안개, 그리고 스페인어의 도시 올랜도
☀️ 푹푹 찌는 아침과 데이토나(Daytona) 해변의 모래 아침부터 날씨가 푹푹 쪘다. 지난밤 이것저것 정리하느라 늦게 잠든 탓에 아침에 일어나는 몸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뉴욕에 아끼는 삼각대를 두고 온 후로 마음 한구석에 피어오르던 씁쓸함도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오늘은 그 유명한 플로리다 해변을 구경하고, 테마파크의 성지 올랜도(Orlando)로 넘어가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시월드를 둘러보기로 한 날이다. 아이들을 위한 일정이기도 했지만, 사실 작년 봄방학 때 LA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디즈니랜드의 정교함에 매료되었던 내가 은근히 더 기대하던 길이었다. 시간에 쫓겨 맥도날드에서 아침을 사 들고 출발했지만, 빵도 질기고 무척 아쉬운 맛이었다. 플로리다는 첫 진입부터 묘하게 심통을 부리는 듯했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해안 도시 '데이토나(Daytona)'에 들어섰다. 바깥 기온은 벌써 섭씨 39도 육박하여 후끈후끈하고 끈적거렸다. 5달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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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20일2분 분량
![70. [미 동남부 주요 주(State) 역사 스크랩]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간 남부의 역사](https://static.wixstatic.com/media/ca39b6_e1c76905da0743c2aab98f4c45c352cf~mv2.jpg/v1/fill/w_239,h_126,fp_0.50_0.50,lg_1,q_30,blur_30,enc_avif,quality_auto/ca39b6_e1c76905da0743c2aab98f4c45c352cf~mv2.webp)
![70. [미 동남부 주요 주(State) 역사 스크랩]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간 남부의 역사](https://static.wixstatic.com/media/ca39b6_e1c76905da0743c2aab98f4c45c352cf~mv2.jpg/v1/fill/w_171,h_90,fp_0.50_0.50,q_90,enc_avif,quality_auto/ca39b6_e1c76905da0743c2aab98f4c45c352cf~mv2.webp)
70. [미 동남부 주요 주(State) 역사 스크랩]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간 남부의 역사
👑 1. 버지니아 (Virginia) - "Mother of Presidents" 역사: 미국 대륙에 건설된 최초의 식민지이자, 미 건국 13개 주 중 가장 부유했던 주다. 주도 리치먼드(Richmond)는 과거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의 수도이기도 했다. 별명의 유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을 포함해 무려 8명의 미국 대통령을 배출하여 '대통령들의 어머니(Mother of Presidents)'라는 별명을 지녔으며, 귀족적 혈통과 민주주의 기풍을 상징하는 '기사의 주(Cavalier State)'로도 불린다. 켄터키와 웨스트버지니아가 원래 이 버지니아 주에서 독립해 나간 역사도 숨어있다. ✈️ 2. 노스캐롤라이나 (North Carolina) - "First in Flight" 특징: 자동차 번호판의 'First in Flight' 문구처럼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에 성공했던 역사적 장소다. 미국 내 목화와 담배 생산 1위를 차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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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5일2분 분량


69. 스콜(Squall)을 뚫고 도착한 플로리다, 그리고 방탄유리 모텔의 긴박한 밤
🌲 답답한 수목 장벽과 담뱃값의 기이한 경제학 버지니아에서 조지아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는 그야말로 내내 '키 큰 나무들의 장벽'이었다. 도로 양옆으로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들 때문에 사방의 풍경이 완벽히 가려져, 그저 앞만 보고 달리는 답답한 드라이브가 이어졌다. 지루함 속에서 소소한 놀라움을 준 것은 주마다 천차만별인 물가였다. "당시 2003년 내가 살던 서부 워싱턴주에서는 한 갑에 5달러 남짓 하던 말보로 담배가, 버지니아나 캐롤라이나 같은 동남부로 가니 2달러 70센트라는 놀라운 가격표를 달고 있었다. 각 주마다 부과하는 지방세와 담배세의 오묘한 격차를 피부로 느낀 순간이었다. 세월이 흐른 지금, 미국의 담뱃값은 가히 폭등했다. 현재 미국 전국 평균 담뱃값은 10달러를 훌쩍 넘어섰고, 뉴욕시 같은 대도시에서는 담배 한 갑에 자그마치 15~18달러(한화 약 2만 원 이상)를 지불해야 한다. 23년 전 2~5달러였던 담뱃값을 떠올려 보면 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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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5일3분 분량


68. 축제의 그늘, 그리고 서부를 향해 내달리는 600마일의 오기
🎆 7월 4일 독립기념일과 사진가의 속상함 오늘은 7월 4일, 미국의 가장 큰 명절이자 국가적 축제일인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이다. 전국 어디를 가나 밤하늘을 수놓을 불꽃놀이 축제와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느라 온 대륙이 환호와 흥분으로 들썩이고 있었다.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즐기는 그들의 뜻깊은 명절 풍경을 바라보면서도, 내 마음 한구석은 이상하리만치 무겁고 속이 상해왔다. 태평양을 건너 미 대륙 횡단길에 오른 지 어느덧 14일 차, 보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부푼 꿈과 원대한 기대를 안고 카메라 렌즈를 들고 출발했건만, 지금까지 사진가로서 만족할 만한 컷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한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옆에서 나를 바라보는 아내의 걱정스러운 눈빛을 접할 때면 속이 타들어 가는 듯했다. 🌧️ 동부 도로 위의 한계와 무뚝뚝한 시선들 미네소타를 거쳐 워싱턴 D.C.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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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14일2분 분량


67. 피로의 고비를 넘기며, 버지니아의 밤과 동부의 기록
🚗 버지니아의 정체, 그리고 핸들을 넘기며 워싱턴 D.C.를 부랴부랴 둘러보고 남쪽 버지니아(Virginia)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D.C.를 빠져나가는 길은 들어올 때와 달리 주변 도로도 정갈하고 현대적인 빌딩들이 늘어서 있어 말끔했다. 그러나 버지니아에 접어들자마자 도로 폭이 좁아지며 지독한 퇴근길 정체가 시작되었다. 7마일 가량을 엉금엉금 서다 가다를 반복하는 동안, 종일 에어컨 바람에 시달렸던 두통과 함께 참을 수 없는 졸음이 폭풍처럼 밀려왔다. 그동안 미국에서 아무리 길게 돌아다녀도 보름(15일) 이상 여행해 본 적이 없었기에, 13일 차에 다다른 지금이 내 체력의 가장 큰 고비인 듯했다. 도저히 졸음을 견디지 못해 아내에게 운전대를 넘기고 조수석에 눕다시피 기대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쯤 잤을까, 눈을 떠보니 차는 이미 모텔 근처에 다다라 있었다. 힘들어하며 쓰러져 잠든 나를 보며 아내가 픽 웃으며 한마디 던졌다. "여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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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4일2분 분량


66. 코코란 미술관의 로버트 프랭크, 그리고 백악관 울타리 너머의 단상
🏛️ 축제의 들뜸 속, 코코란 미술관에서 만난 로버트 프랭크 긴장감이 흐르던 거리를 지나 백악관 주변으로 들어서자, 사람들의 피부색도 다양해지고 거리의 풍경도 활기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바로 내일이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이라 도심 전체가 축제 준비와 몰려든 관광객 인파로 활력이 넘쳤다. 조금 전 길목에서 느꼈던 스산함과는 전혀 다른 화려한 대도시의 축제 전야 풍경이었다. 먼저 백악관으로 향하던 중, 인근의 고풍스러운 건물 '코코란 미술관(Corcoran Gallery of Art)' 전면에 걸린 플래카드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바로 현대 사진의 거장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의 기획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던 것이다! 홀린 듯 들어가 마주한 전시작들은 그의 대표작인 〈미국인들(The Americans)〉 외에 1950년대 영국에서 작업했던 깊은 스펙트럼의 〈London/Wales〉 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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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31일2분 분량


65. 잃어버린 삼각대, 그리고 워싱턴 D.C. 길목에서 반추한 선입견
🌧️ 장대비 속의 두통, 그리고 덜컥 내려앉은 가슴 고속도로로 접어들어 워싱턴 D.C. 방향으로 남하하는데, 델라웨어(Delaware)주 경계를 지날 무렵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동부의 날씨는 고국 한국의 장마철처럼 습하고 변화무쌍했다. 끊임없이 나타나는 톨게이트 통행료에 지쳐갈 무렵,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어컨 바람 때문에 머리까지 지끈거리며 지독한 두통이 밀려왔다. 그때였다. 머릿속에 번개처럼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어? 삼각대… 삼각대를 차에 실었던가?" 아침 일찍 뉴욕 호텔 주차장 벽면에 기대어놓았던 아끼는 카메라 삼각대! 서둘러 차를 빼느라 트렁크에 챙겨 넣었던 기억이 전혀 없었다. 급히 고속도로 휴게소로 차를 대고 트렁크를 열어보았지만, 역시나 삼각대는 없었다. 분신과도 같은 촬영 장비를 두고 왔다는 사실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서두르다 실수를 저지른 자신에게 화가 나 속이 무척 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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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7일2분 분량


64. 제2의 라스베이거스를 꿈꾸던 곳, 애틀랜틱시티의 쓸쓸한 대서양 바다
🚗 동부의 라스베이거스를 향해 남쪽으로 임시로 머물던 뉴저지 북부는 허드슨강만 건너면 바로 뉴욕 맨해튼이 나오는 뉴욕 생활권이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차를 몰아 3시간 정도 내려가면 미 동부 카지노의 대명사인 '애틀랜틱시티(Atlantic City)'가 나온다. 서부 시애틀에서 오레곤주 포틀랜드로 내려가는 정도의 거리라 망설임 없이 핸들을 잡았다. 과거 촬영 차 자주 찾았던 서부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불빛을 떠올리며 도로를 내달렸다. '제2의 라스베이거스'를 표방했으나 마카오와 주변 도시들에 밀려 도심이 쇠락했다는 언론 기사를 본 적이 있었기에, 과연 그곳의 진짜 얼굴은 어떤 모습일지 사진가로서의 호기심이 더 크게 일었다. 서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적인 미 동부에서, 도박과 휴양을 결합했다는 이 해안 도시가 지닌 쓸쓸함의 실체가 궁금했다. 💨 썰렁한 겨울 바람과 수 마일의 보드워크(Boardwalk) 도시 초입에 들어서자 잘 정비된 도로와 커다란
sajintour
2024년 7월 25일2분 분량


63. 맨해튼의 탈출, 링컨 터널을 넘어 뉴저지 주유소의 추억
🚗 새벽 6시 30분의 맨해튼 탈출과 유엔 본부 뉴욕 다운타운을 차로 빠져나갈 일이 아침부터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었다. 좁고 복잡한 일방통행 도로에 출근길 차량 밀물까지 들이닥치면 몇 블록을 돌아와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어,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뒤 서둘러 짐을 챙겼다. 아침 6시 30분, 서둘러 호텔 체크아웃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구석에 세워두었던 삼각대를 잊고 갈까 봐 예지 쪽으로 옮겨놓고, 정들었던 호텔 전경을 카메라 프레임에 마지막으로 담았다.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싣고, 어제 시간에 쫓겨 미처 보지 못했던 유엔 본부(UN Headquarters) 건물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차머리를 돌렸다. 아침 햇살 아래 출근 차량들로 맨해튼 거리가 조금씩 들썩이기 시작했다. 서울보다 도로 폭은 좁아 보였지만, 무질서한 듯하면서도 일방통행 도로 특유의 흐름 덕분에 염려했던 것만큼 꽉 막히지는 않았다. 차창 밖으로 유엔 본부 건물의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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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3일2분 분량
![62. [뉴욕 명소 역사 노트] 예술과 지성의 요람, 뉴욕 4대 박물관·미술관](https://static.wixstatic.com/media/ca39b6_800d5b283421481c86fd104f06a4e45f~mv2.jpg/v1/fill/w_334,h_250,fp_0.50_0.50,q_30,blur_30,enc_avif,quality_auto/ca39b6_800d5b283421481c86fd104f06a4e45f~mv2.webp)
![62. [뉴욕 명소 역사 노트] 예술과 지성의 요람, 뉴욕 4대 박물관·미술관](https://static.wixstatic.com/media/ca39b6_800d5b283421481c86fd104f06a4e45f~mv2.jpg/v1/fill/w_171,h_128,fp_0.50_0.50,q_90,enc_avif,quality_auto/ca39b6_800d5b283421481c86fd104f06a4e45f~mv2.webp)
62. [뉴욕 명소 역사 노트] 예술과 지성의 요람, 뉴욕 4대 박물관·미술관
🦕 1. 미국 자연사 박물관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개요: 1869년 뉴욕시가 자연과학의 연구와 지식 보급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 민간 교육 기관으로, 총면적 9만㎡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다. 연구 및 소장품: 47명의 큐레이터, 200여 명의 연구 과학자를 비롯한 전문 인력이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고생물, 인류, 천문, 곤충 등 광범위한 분야의 표본 및 인공물 3,200만 점을 소장하고 있다. 🌀 2. 구겐하임 미술관 (Guggenheim Museum) 역사: 철강 대기업 자선사업가 솔로몬 구겐하임의 컬렉션을 기반으로 1937년 개관하였으며, 1959년 현재의 명칭으로 개칭되었다. 건축적 가치: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설계한 달팽이 모양의 나선형 구조 건축물로, 뉴욕을 대표하는 현대 건축의 미학으로 평가받는다. 사진사(史)적 의미: 구겐하임 재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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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4일1분 분량


61. 퇴근길 뉴요커의 무표정, 로버트 프랭크의 프레임과 뉴욕의 안녕
💸 박물관의 바가지 물가와 국제사진센터(ICP)의 해프닝 자연사 박물관의 거대한 규모에 눌려 예정된 시간을 훨씬 초과하고 말았다. 박물관 내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려는데, 리필조차 안 되는 음료수와 시중가의 두 배가 넘는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에 혀를 내둘렀다. 뉴욕은 진정 숨 쉬는 것 빼고는 전부 돈이라는 사실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박물관을 나와 센트럴 파크를 가로질러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지나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향했다. 가는 곳마다 철저한 소지품 검사가 이루어졌다. 9·11 테러 이후 도심 전체를 감싸고 있는 이 삼엄한 긴장감 속에서 뉴요커들은 대체 매일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걱정스럽기까지 했다. 거리 모퉁이마다 테러 당시의 긴박했던 순간이나 무역센터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집과 프린트를 파는 상인들이 눈에 띄었다. 오늘 코스의 마지막 목적지이자 사진가로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국제사진센터(ICP - International Center of 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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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4일2분 분량


60. 센트럴 파크의 엉뚱한 길,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에서 느낀 격세지감
🌳 경찰의 엉뚱한 안내와 센트럴 파크의 아침 뉴욕에 들어온 지 어느덧 삼 일째 아침이다. 어제 온종일 발바닥이 부르터라 걸었던 터라 오늘 아침 아이들이 잘 일어날 수 있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이들은 쌩쌩하게 멀쩡한 모습으로 일어났다. 오늘 일정은 센트럴 파크를 중심으로 미국 자연사 박물관, 구겐하임 미술관, 국제사진센터(ICP), 뉴욕현대미술관(MoMA) 등을 훑어보는 문화 탐방 코스다. 지하철을 타고 센트럴 파크 근처에서 내려 지도를 펴들었다. 좀 더 정확히 찾아가려고 마침 지나가던 경찰관에게 길을 물었는데, 이상하게도 그가 일러준 길은 우리가 지도를 보고 예상했던 방향과 정반대였다. 경찰의 말이 맞겠지 싶어 그가 시키는 대로 먼 길을 돌아갔더니, 결국 완벽하게 엉뚱한 곳으로 인도된 것이 아닌가! 그 유명한 센트럴 파크 입구를 물어보았고 지도까지 보여주었건만 정반대 길을 일러주다니, 순간 솟구치는 화와 함께 씁쓸한 인종차별적 오기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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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4일2분 분량


59. 마천루의 전경, 다리미 빌딩, 그리고 뜨거운 뉴욕의 밤
🏙️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15불의 장사속 호텔로 돌아와 잠깐 짐을 정돈한 뒤 밖으로 나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으로 향했다. 그런데 길을 나서고 보니 바로 우리 숙소 옆 블록에 우뚝 서 있는 게 아닌가! 뉴욕에도 도착한 첫날 밤에 바로 와보았으면 동선도 아끼고 훨씬 좋았을 텐데 하는 유쾌한 아쉬움이 밀려왔다. 입구는 이미 빌딩을 올라가려는 관광객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소지품 검사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러 가는 길목마다 안내원들이 다짜고짜 줄을 세워 기념사진을 찍어댔다. 관람을 마치고 나올 때 벽면에 사진들을 죽 걸어놓고 사 가라는 식이었는데, 무려 15달러(2003년 당시 가격)나 했다! 사진 한 장에 담긴 기막힌 상술에 혀를 내두르며 우리 가족은 미련 없이 그냥 걸어 나왔다. 80층까지 고속 엘리베이터로 올라간 뒤, 다시 건물을 한 바퀴 돌아 86층 야외 전망대행 엘리베이터로 갈아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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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0일2분 분량
![58. [뉴욕 명소 역사 노트] 시선이 머문 곳들의 이야기](https://static.wixstatic.com/media/ca39b6_77f6644e3412492c9619d4659d508750~mv2.jpg/v1/fill/w_332,h_250,fp_0.50_0.50,q_30,blur_30,enc_avif,quality_auto/ca39b6_77f6644e3412492c9619d4659d508750~mv2.webp)
![58. [뉴욕 명소 역사 노트] 시선이 머문 곳들의 이야기](https://static.wixstatic.com/media/ca39b6_77f6644e3412492c9619d4659d508750~mv2.jpg/v1/fill/w_170,h_128,fp_0.50_0.50,q_90,enc_avif,quality_auto/ca39b6_77f6644e3412492c9619d4659d508750~mv2.webp)
58. [뉴욕 명소 역사 노트] 시선이 머문 곳들의 이야기
🗽 1. 자유의 여신상 (Statue of Liberty) 원래 이름: '세계를 비추는 자유(Liberty Enlightening the World)' 역사: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 국민들이 기증한 선물이다. 1884년 프랑스 현지에서 제작을 완성한 뒤 부품을 해체해 건너와 1886년 10월 28일 뉴욕 항 리버티 섬에서 헌정식을 가졌다. 왕관 7개 뿔의 의미: 여신상 왕관에 솟아 있는 7개의 뾰족한 첨단은 세계 7개의 바다와 7개 대륙에 자유의 빛이 널리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평화의 상징이다. 전망대: 과거에는 왕관 내부 전망대까지 걸어 올라갈 수 있었으나, 9·11 테러 이후 안전상의 이유로 한동안 통제되었다. 🌉 2. 브루클린 다리 (Brooklyn Bridge) 역사: 1869년에 착공하여 14년 만인 1883년에 완공된,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였다. 이민자들의 땀방울: 10년이 넘는 거친 공사 기간 동안 미 대륙으
Sangwon Jung
2024년 7월 4일1분 분량


57. 월가의 중압감, 브루클린 브리지, 그리고 고려당 팥빙수의 추억
📈 세계 경제의 심장, 월가(Wall Street)의 중압감 리버티 섬에서 나와 다시 맨해튼 시내로 들어서자, 어제저녁 어두컴컴할 때 느꼈던 중압감과는 사뭇 다른 밝고 활기찬 뉴욕의 대낮 풍경이 펼쳐졌다. 습도가 높지 않고 상쾌한 초여름 바람이 불어와 걸어서 둘러보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도심 곳곳의 조그만 공원과 벤치에는 점심시간을 맞아 도시락을 먹거나 한가로이 담소를 나누는 양복 차림의 직장인들로 가득해 한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세계 경제의 심장이라 불리는 월가(Wall Street)에 들어섰을 때의 그 묵직하고 거대한 기운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 건물 전면에는 대형 성조기가 웅장하게 걸려있었고, 중무장한 경호원들이 건물 주변을 철통같이 감싸고 있어 세계의 돈줄을 쥐락펴락하는 장소 특유의 팽팽한 긴장감과 생동감이 온몸으로 밀려왔다. 🌉 부르튼 발과 차이나타운의 복잡함 월가를 나와 동쪽 브루클린 브리지(Br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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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4일3분 분량


56. 그라운드 제로의 상흔, 그리고 엘리스 섬에서 바라본 허전한 스카이라인
🖤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와 희생자들의 이름 지하철에서 내려 9·11 테러의 비극이 서린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 앞으로 향했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자리에는 거대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고, 주변 건물들 역시 테러의 충격으로 여기저기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공사장 가림막 앞에는 그날의 비극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무고한 희생자들의 이름이 가득 새겨진 명패가 붙어있었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추모객들의 숙연한 발길이 이어졌다. 불과 몇 미터 떨어진 바로 옆 건물들이 거짓말처럼 멀쩡히 서 있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날 하늘에서 떨어진 비극의 잔혹함이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당시엔 거대한 흙먼지와 공사 가림막뿐이었던 그라운드 제로 터에는, 2026년 현재 북미 대륙에서 가장 높은 '원월드 트레이드 센터(1 WTC)'가 우뚝 솟아있다. 그리고 건물이 무너져 내린 두 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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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30일2분 분량


55. 무질서 속의 활기, 뉴욕 지하철에서 만난 친절한 영혼들
🚦 붉은 신호등과 뉴욕 특유의 무질서 속 질서 열흘간의 대륙 횡단 피로가 한 번에 밀려왔는지 다소 긴장이 풀려 오늘도 조금 늦게 일어났다. 마음 같아서는 침대에 파묻혀 조금만 더 자고 싶었지만, 오늘부터 시작될 뉴욕 도심 일정을 위해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다. 호텔 아침 식사를 마치고 거리로 나오니 이른 아침부터 맨해튼 중심가는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무표정한 얼굴로 목적지를 향해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오랜만에 대도시 특유의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져 꼭 고향 서울에 온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뉴요커들의 독특한 교통 문화였다. 신호등을 아랑곳하지 않고 차가 오지 않으면 붉은 불이어도 무단횡단을 내짓는 무시무시한 광경이 펼쳐졌다. 서울에서는 최소한 신호만큼은 엄격히 지키는데 이곳은 정말 사뭇 달랐다. 재미있게도 그렇게 막무가내로 건너다니는데도 사고는 좀처럼 나지 않았다. 이른바 '무질서 속의 질서'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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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30일2분 분량


53. 다리 위의 경찰, 한인타운의 갈비 파티와 화장실 순번표
다리 위의 경찰과 9·11 테러의 그림자 맨해튼으로 진입하는 교량을 건널 때 또다시 통행료 징수대를 만났다. 당황스럽게도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4달러(2003년 당시 가격)의 톨비를 거두어가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묵직한 권총을 차고 있는 경찰들이었다. 다리를 건너는 데 돈을 받는 것도 씁쓸했지만, 요금소 징수원이 경찰이라는 사실은 사뭇 낯설고 이질적이었다. 아마도 불과 2년 전 터진 9·11 테러의 깊은 상흔 때문에 교량과 주요 진입로의 경비가 한층 강화되면서 경찰들이 직접 현장에 배치된 것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당시 $4불이던 맨해튼 진입 주요 교량/터널 통행료는 2026년 현재 현금 부스가 전면 철거되고 무인 번호판 인식(EZPass / Pay by Plate)으로 전환되었으며, 요금 역시 $16~$19불 안팎으로 크게 올랐다. 당시 요금 부스에 서 있던 경찰들의 엄숙한 표정은 그 시절 뉴욕이 견뎌내던 아픈 안보의 단면이었다.) 🥩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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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19일2분 분량


52. 맨해튼 32가와 플리싱, 그리고 뉴저지로 이어지는 한인들의 삶
🇰🇷 맨해튼 한복판 32가, 'K-Town'의 밀도 우리가 여장을 푼 호텔이 위치한 맨해튼 32번가(32nd Street)는 뉴욕의 대표적인 한인타운(K-Town) 중 하나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지척인 이 좁은 골목길 안에는 50여 개가 넘는 한인 식당, 미용실, 병원, 은행,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매년 '한국의 날 축제'가 열리며 뉴요커들에게 한국의 맛과 멋을 알리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마천루 그늘 아래 한글 간판이 빼곡하게 늘어선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타국 한복판에서 마주한 동포들의 치열한 삶의 열기가 그대로 전해져 가슴이 뭉클해졌다. 🚇 7번 지하철 종점 플러싱과 뉴저지 이주사 사실 뉴욕 한인 사회의 진정한 중심이자 원조 한인타운은 퀸즈(Queens)에 위치한 플러싱(Flushing) 지역이다. 뉴욕 지하철 7번 노선의 동북쪽 종점인 이곳에는 수백 개에 달하는 한인 업소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한국에 있는 거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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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19일1분 분량


51. 마천루의 중압감, 그리고 맨해튼 한복판 입성기
🌤️ 쾌청한 하늘과 뉴욕을 향한 아득한 긴장감 로체스터를 빠져나와 뉴욕 주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날씨는 다행히 상당히 좋았다. 파란 하늘 위로 하얀 구름이 둥실 떠있어 운전의 피로를 덜어주었고, 코닥 박물관을 둘러보지 못하고 돌아선 로체스터에서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주는 듯했다. 뉴욕주 고속도로는 30마일 간격으로 깨끗하고 사람 적은 휴게소가 잘 갖추어져 있어 이동하기에 한결 편리했다. 하지만 목적지인 뉴욕 시티(New York City)가 가까워질수록 가슴 한구석에서 묵직한 조바심과 걱정이 밀려왔다. 뉴욕이 어디인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우범 지대와 위험 요소가 도처에 도사린 대도시가 아니던가! 혼자가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길이었고, 지난번 LA에 처음 갔을 때 지리를 몰라 고생했던 기억이 겹쳐 더욱 신경이 곤두 세워졌다. 여차해서 길이라도 잘못 들어 나쁜 동네로 들어간다면 소중한 카메라 장비와 가족의 안전에 큰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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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12일2분 분량


50. 2010년 여름: 미국 역사의 첫 단추, 플리머스의 순진했던 오해와 마사소이트 추장
🚢 400년 전의 배를 찾아서: 플리머스(Plymouth)로 가는 길 보스턴에 오기 전부터 가장 가보고 싶었던 장소 중 하나가 바로 미국이라는 나라가 시작된 역사적인 성지, 플리머스(Plymouth)였다. 보스턴 다운타운에서 남쪽 해안가를 따라 차로 30~40분 정도 내려가면 다다르는 이 소도시 전체는 주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다. 목적지에 다다르자 초행길임에도 관광지 특유의 활기와 수많은 인파, 차량들로 북적여 설렘이 커졌다. 약간 늦은 오후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해안가의 메이플라워호(Mayflower)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메이플라워 II호'의 유쾌한 배신감과 순진했던 오해 배 내부로 입장하기 위해 다소 짭짤한 입장료를 지불했다. 그런데 매표소 입구 표지판에 'Mayflower I'이 아닌 'Mayflower II'라고 적혀 있는 것이 아닌가! 좁고 비좁은 배 안을 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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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12일2분 분량


49. 2010년 여름: 세계 지성의 요람, 하버드 대학과 '존 하버드 동상'의 유쾌한 거짓말
붉은 전철을 타고 다다른 '지성의 도시' 보스턴 하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는 단연 '교육의 도시'다. 실제로 다운타운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면 도시 전체가 거대한 캠퍼스로 둘러싸여 있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아이비리그 명문인 MIT와 보스턴 대학교 등 무수한 대학들이 자리 잡고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최고 관심사는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였다. 행정구역상 하버드는 찰스강 건너 캠브리지(Cambridge)시로 분류되지만, 마치 우리가 워싱턴주 타코마에 살면서 외지인들에게 편의상 "시애틀에 산다"고 말하는 것처럼 다들 묶어서 보스턴이라 칭하곤 한다. 지하철 레드 라인(Red Line)을 타고 20분가량 이동했다. 그린 라인보다 훨씬 현대적이고 깔끔한 열차에서 내려 '하버드 스퀘어(Harvard Square)' 광장으로 빠져나왔다. 광장 주변은 예상과 달리 수많은 상점과 행인들로 북적여 마치 고국 서울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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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30일2분 분량


48. 2010년 여름: 붉은 선 따라 걷는 역사, 그리고 보스턴 다운타운의 울림
🏛️ 가이드가 된 예지, 그리고 퀸시 마켓의 활기 답답하고 후텁지근했던 거번먼트 센터(Government Center) 역 지하도를 빠져나오자, 탁 트인 넓은 광장이 시원하게 가슴을 뚫어주었다. 매사추세츠주의 주도이자 중심인 보스턴 시청 청사가 우뚝 서 있는 광장 주변은 활기찬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매번 내가 이끄는 대로 따라오던 어린 딸아이가 어느덧 보스턴에 수년 살았다고 당당하게 가이드를 자처하며 앞장서 걸었다. 앞장선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감회가 참으로 새롭고 대견했다. 예지를 따라 시청 뒤편 계단을 내려가자 보스턴의 명물 퀸시 마켓(Quincy Market - 노트의 퀸스 마켓) 앞 광장이 나타났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미국 독립운동의 영웅이자 유명 맥주 브랜드로도 잘 알려진 사무엘 아담스(Samuel Adams) 동상이었다. 동상 주위에서는 버스킹 청년들이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고, 리모델링을 거쳐 정돈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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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7일2분 분량


47. 2010년 여름: 미국 최초의 지하철 'T'와 원조의 도시 보스턴
🏛️ 최초(First)와 원조가 넘쳐나는 자존심의 도시 예지의 새 아파트에 도착하자마자 여장을 풀고 지체 없이 밖으로 뛰어나왔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보스턴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은 단 일분일초도 허투루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목적지는 보스턴 다운타운! 이동 수단은 보스턴 시민들의 발이자 통칭 'T(MBTA - Transportation)'라 불리는 전철이다. 보스턴은 미 대륙 개척의 뿌리이자 최초의 도시답게 '미국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들이 수두룩하다. 한국인들이 유독 좋아하는 '원조'의 고장인 셈이다. 1636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대학 하버드(Harvard University) 1851년 문을 연 미국 최초의 YMCA 1897년 시작되어 세계적인 전통을 자랑하는 보스턴 마라톤(Boston Marathon) 그 밖에도 미국 최초의 유치원, 공립학교, 등대, 공원(보스턴 공원)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역사가 이곳에서 첫 뼘을 틔웠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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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7일2분 분량


46. 2010년 여름: 7년 만의 약속, 예지의 이삿짐과 보스턴의 첫인상
✈️ 밤비행기와 아틀란타 경유, 7년 만에 찾아온 보스턴 지난 2003년 미국 대륙 횡단 시절, 빡빡한 일정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그냥 지나쳐버려 늘 마음 한구석에 짐처럼 남아있던 도시가 바로 보스턴(Boston)이었다. 번호판마다 'Spirit of America(미국의 정신)'라는 문구를 당당히 새겨 넣을 만큼, 보스턴은 사실상 미국 역사의 시작이자 거대한 자존심을 품은 도시다. 그런 보스턴을 보지도 않고 미국을 다녀왔노라 말하는 게 내심 부끄러웠는데, 그 아쉬움을 달랠 기회가 거짓말처럼 찾아왔다. 2010년 8월 말, 딸아이 예지가 보스턴의 대학에 입학해 1, 2학년 기숙사 생활을 마치고 새 아파트로 이사하게 되면서 딸의 이삿짐을 도울 겸 드디어 보스턴 땅을 밟게 된 것이다. 사는 게 바빠 넉넉한 일정을 내진 못했지만 마음만큼은 설렜다. 한 푼이라도 경비를 아껴볼 생각으로 밤 11시에 출발해 아틀란타를 경유하는 야간 비행기 편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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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5일2분 분량


45. 코닥 박물관의 눈물, 그리고 보스턴을 향한 먼 훗날의 기약
🏛️ 닫힌 문 앞에서: 로체스터와 코닥 박물관의 아쉬움 로체스터(Rochester)에서 큰 마음을 먹고 하룻밤을 보낸 단 하나의 이유는 오직 이곳에 위치한 '코닥(Kodak) 본사와 조지 이스트먼 박물관' 때문이었다. 사진에 인생을 걸어온 나로서는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필름의 성지였다. 그런데 그야말로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박물관을 찾아갔건만, 정문에는 '매주 월요일 휴관'이라는 무심한 안내문이 걸려있었던 것이다! 순간 머릿속이 아득해지며 속에서 열불이 터질 뻔했다. "어떻게 여기까지 온 길인데… 조금만 세밀하게 사전 자료를 찾아봤어도 일정을 충분히 맞출 수 있었을 텐데!" 자책과 억울함에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하지만 이대로 그냥 돌아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닫혀 있는 박물관 건물 외관을 배경으로 카메라 렌즈를 대고 몇 장의 사진을 남긴 뒤,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힘겹게 옮겼다.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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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9일2분 분량


44. 삭막한 길을 넘어, 코닥의 도시 '로체스터'를 향해
🏭 삭막한 외곽길과 뉴욕주 나들목의 비밀 캐나다 쪽으로 넘어가지 않는 대신 미국 쪽 공원을 구석구석 세심하게 살펴보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한참 지체되었다. 서둘러 차를 몰아 다음 목적지인 로체스터(Rochester)를 향해 출발했다. 고속도로로 접어들기 위해 공원을 빠져나오는 길목의 분위기가 사뭇 심상치 않았다. 주변이 온통 인적조차 없는 삭막한 공장 지대였던 데다 오가는 차도 드물어 분위기가 매우 험악해 보였다. 초행길에 느낌이 좋지 않은 동네를 마주쳤을 땐 무조건 지체 없이 빨리 벗어나는 것이 상책이다. 긴장의 끈을 조인 채 무사히 공장 지대를 빠져나와 주 도로인 I-90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로체스터까지는 56마일, 약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그런데 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마주친 출구 번호가 49번인데, 우리가 나가야 할 로체스터 방향 출구는 46번이었다. 출구 번호가 3개 차이라 금방 나갈 줄 알았는데, 아무리 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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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5일2분 분량


43. 고막을 울리는 물보라, 나이아가라 안개 속으로
🌊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둔 미국과 캐나다 어지러운 외곽 도로를 돌아 들어선 뉴욕주 주립공원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은 비로소 정돈된 관광지의 자태를 갖추고 있었다. 웅장한 대형 호텔들과 오가는 관광객들로 분주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조용하고 한적한 편이었다. 반면 짧은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둔 강 건너 캐나다 쪽은 미국과 완전히 달랐다. 한눈에 봐도 화려하고 시끌벅적해 보였는데, 대형 호텔 군락은 물론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을 닮은 스카이론 타워(Skylon Tower) 전망대까지 우뚝 서 있어 북적이는 인파가 멀리서도 생생하게 눈에 들어왔다. 지난번 글래시어(Glacier) 국립공원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우리 가족은 캐나다 국경을 넘는 것은 포기하기로 했다. 나이아가라는 크게 '미국 폭포(American Falls)'와 일명 말발굽 폭포라 불리는 '캐나다 폭포(Horseshoe Falls)' 두 개로 이루어져
Sangwon Jung
2022년 7월 5일2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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