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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남한의 7배 텍사스, 오스틴에서 채운 한식의 온기와 K-Food의 예견

  • 작성자 사진: Sangwon Jung
    Sangwon Jung
  • 7월 23일
  • 2분 분량

🇨🇱 끝없는 초원, 그리고 텍사스의 주도 오스틴(Austin)

텍사스가 남한 면적의 7배에 달한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직접 달려보니 지평선 끝까지 끝이 보이질 않았다.

흔히 상상하던 척박한 거칠은 사막보다는, 의외로 푸르고 광활한 초원 지대가 눈앞에 길게 늘어섰다. 엘파소(El Paso) 방면으로 다가갈수록 조금씩 사막 지형이 엿보이긴 했지만, 동부의 평탄함과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 속을 묵묵히 내달렸다.


중간에 텍사스의 주도인 오스틴(Austin)으로 차머리를 돌렸다.

집을 떠나 길 위에서 보낸 지 어느덧 20일 차. 뉴욕에서 대충 보충했던 김치와 반찬, 부식거리들이 바닥을 드러내며 가족들의 밥상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마침 오스틴에 한인 상가가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시내로 접어들었다.


🍚 한양식품과 '코리아 가든'에서의 오아시스 같은 점심



지인의 도움으로 전화를 걸어 찾아간 곳은 '한양식품'이라는 작고 정겨운 한인 마트였다. 고국의 익숙한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상점 카운터의 젊은 교민에게 안부를 건네며 현지 사정을 물었다.


"이곳 교민은 한 5천 명쯤 되는데, 대부분 텍사스 주립대(UT Austin) 유학생들이라 유동인구가 많아 정확한 수 파악은 힘들어요."


알고 보니 오스틴은 얼마 전 지나온 위스콘신의 메디슨처럼 다양한 학문이 발달해 한국에서 유학생들이 매우 선호하는 교육 도시였던 것이다. 지구 반대편 미 대륙 깊숙한 곳에서도 정직하게 터를 잡고 살아가는 동포들의 모습이 대견하고 반가웠다.


마트에서 알려준 '코리아 가든'이라는 한식당으로 향했다. 뉴욕 이후 거의 보름 만에 마주하는 정갈한 한식 차림!

식당 안에는 한인들뿐만 아니라 의외로 젓가락질을 하며 한식을 즐기는 미국 현지인들의 모습도 꽤 눈에 띄었다.


🥢 2003년의 한식, 그리고 오늘날 K-Food의 격세지감


사실 2003년 당시만 해도 중국집이나 일식집은 미국 시골 구석구석까지 뿌리를 내린 반면, 손이 많이 가고 반찬 가짓수가 많은 한식당은 주로 한인들을 대상으로 겨우 운영되곤 했다. 그러나 조리법이 까다롭다는 한계 속에서도 건강하고 깊은 맛을 지닌 우리 음식의 인지도가 차츰 높아지고 있음을 현장에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예견했던 한식의 가능성은 훗날 현실이 되었다. 2015년 이후 거세게 불어닥친 한류(K-Culture)와 K-Food의 폭발적인 열풍으로, 이제 미국 전역의 한식당은 인종을 불문하고 예약조차 힘든 세계적인 인기 맛집으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낯선 타국의 도로 위에서 따스한 밥 한 술로 속을 든든히 채운 우리 가족. 텅 비었던 반찬 가방을 다시 묵직하게 채우고 나니, 거대한 텍사스 황야를 다시 헤쳐 나갈 든든한 힘이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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