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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개똥도 약에 쓰려면, 텍사스 황야의 펌프잭과 빅벤드로 가는 길

  • 작성자 사진: Sangwon Jung
    Sangwon Jung
  • 7월 23일
  • 2분 분량

🛠️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미국 정비소와 엔진오일 교환



점심을 먹은 뒤, 대륙을 달리기 시작한 후 두 번째 엔진오일 교환을 위해 정비소를 찾아 나섰다. 이미 오일 교환 주기를 살짝 넘긴 터라 텍사스 황야로 더 깊이 들어가기 전에 정비를 마쳐야 했다.

그런데 평소에는 길거리마다 그렇게 흔하게 보이던 오일 교환 숍이 막상 마음먹고 찾으려니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아닌가!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속담을 중얼거리며 한참을 헤맨 끝에야 겨우 오일을 교환할 수 있었다.


미국은 한국의 카센터처럼 종합적으로 차를 다루기보다 타이어, 엔진, 트랜스미션 등 영역별로 세분화하여 정비하는 곳이 많다. 전문 오일 체인지 숍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정비소에서 금방 오일을 교체해 주니, 차를 정비하고 다시 고속도로에 올랐다.


🛢️ 직선으로 뻗은 도로, 석유 펌프잭과 풍력발전기



다음 목적지는 텍사스 남단의 비경, '빅벤드 국립공원(Big Bend National Park)'. 공원 진입 전 중간 기점 도시에 여장을 풀기로 하고 엑셀을 밟았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평원이 이어졌다. 핸들을 틀 일조차 거의 없이 곧게 그어진 일직선의 도로를 반나절 내내 내달렸다. 숙소를 미리 예약하려 핸드폰을 꺼내보았지만, 예상대로 통신 안테나가 완전히 먹통이 된 오지 구간이었다.


오스틴을 벗어나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초원은 점차 척박한 사막 지형으로 변해갔다. 길가 여기저기서 일명 '노딩 던키(Nodding Donkey)'라 불리는 석유 펌프잭(Pumpjack) 기계들이 까딱까딱 머리를 끄덕이며 부지런히 원유를 퍼 올리고 있었다.


도로변으로 훅 밀려드는 알싸한 가스 냄새와 수많은 정유 공장들! 텍사스가 미국 최대의 석유 생산 도시라는 사실이 비로소 오감으로 체감되었다.


저 멀리 석양을 배경으로 언덕 위에 빼곡하게 들어선 거대한 풍력발전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옛날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보았을 때 마치 어느 외계 혹성에 온 듯 신비로웠던 그 아름다운 풍광이 텍사스 황야 위에서 다시금 몽환적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 서부의 문턱에서 맞이한 평온한 밤

예상대로 오지 마을의 모텔에는 빈방이 많아 쉽게 여장을 풀 수 있었다.

오스틴에서의 따뜻한 한식 한 그릇과 무사히 마친 차 점검, 그리고 지평선 너머로 저물어가던 풍력발전기의 장엄한 노을까지.

핸드폰조차 터지지 않는 이 한적한 텍사스의 밤 아래서, 우리 가족은 내일 펼쳐질 빅벤드의 거대한 거친 대자연을 기대하며 고요히 단잠에 들었다.


🏛️ [미 서남부 주요 주(State) 역사 스크랩] 텍사스 (Texas) - "The Lone Star State"


  • 모든 것이 'Big'인 거인의 땅: 남한 면적의 7배에 달하며 인구 2,000만 명이 넘는 거대 주다. 주도는 오스틴(Austin). 목축업, 광산업, 석유화학, 우주산업(휴스턴 NASA 센터)이 발달했다. 무엇이든 크고 당당한 것을 좋아하는 주민들의 자부심으로도 유명하다.

  • 독립 공화국의 역사: 스페인, 프랑스, 멕시코의 지배를 거친 뒤, 1836년부터 1845년까지 '텍사스 공화국'이라는 독자적인 국가를 이루었던 유일무이한 역사를 지녔다. 스티븐 오스틴, 제임스 보위, 샘 휴스턴 등 알라모 전투와 독립을 이끈 영웅들의 보금자리다.

  • 4개의 문화권과 리오그란데: 800마일에 걸쳐 리오그란데(Rio Grande) 강을 사이에 두고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다. 산림, 평원, 사막, 해안 등 다채로운 자연환경과 멕시코 특유의 문화가 융합되어 미 대륙에서 가장 독특한 서부의 개성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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