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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2010년 여름: 미국 최초의 지하철 'T'와 원조의 도시 보스턴

  • 작성자 사진: Sangwon Jung
    Sangwon Jung
  • 2023년 2월 17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7월 22일




🏛️ 최초(First)와 원조가 넘쳐나는 자존심의 도시

예지의 새 아파트에 도착하자마자 여장을 풀고 지체 없이 밖으로 뛰어나왔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보스턴을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은 단 일분일초도 허투루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목적지는 보스턴 다운타운! 이동 수단은 보스턴 시민들의 발이자 통칭 'T(MBTA - Transportation)'라 불리는 전철이다.

보스턴은 미 대륙 개척의 뿌리이자 최초의 도시답게 '미국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은 것들이 수두룩하다. 한국인들이 유독 좋아하는 '원조'의 고장인 셈이다.


  • 1636년 설립된 미국 최초의 대학 하버드(Harvard University)

  • 1851년 문을 연 미국 최초의 YMCA

  • 1897년 시작되어 세계적인 전통을 자랑하는 보스턴 마라톤(Boston Marathon)

  • 그 밖에도 미국 최초의 유치원, 공립학교, 등대, 공원(보스턴 공원)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역사가 이곳에서 첫 뼘을 틔웠다.

그리고 우리가 올라탄 이 지하철 역시 1897년에 개통된 미국 최초의 지하철(Subway)이다.



🚃 낡고 좁은 그린 라인, 그리고 얌체 무임승차

'최초'라는 거창한 역사적 훈장 뒤에 숨은 실상은 생각보다 훨씬 낡고 지저분했다. 보스턴의 지하철은 그린(Green), 레드(Red), 오렌지(Orange), 블루(Blue - 노트의 옐로우는 블루의 오기) 등 크게 4개 라인으로 나뉘어 작동한다.


그중 우리가 탄 노선은 가장 오래되고 비좁기로 소문난 '그린 라인(Green Line)'이었다. 찌는 듯한 8월의 한여름인데도 역사 안은 에어컨은커녕 환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아 후텁지근한 더위와 답답함이 밀려왔다. 비좁은 공간에 눅눅한 공기까지 얹혀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 이럴 때면 쾌적하고 깔끔한 고국의 지하철이 얼마나 위대한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린 라인 지상 역에서는 운전사가 있는 앞문으로 타며 승차권을 태그하거나 요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내리는 승객들을 위해 중간 문과 뒷문이 일제히 열리다 보니, 돈을 내지 않고 뒷문으로 슬그머니 올라타는 무임승차 얌체 손님들이 수두룩했다. 이용객은 이토록 넘쳐나는데 전철 당국이 늘 만성 적자에 시달린다는 소문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실소와 씁쓸함이 교차했다.


🚉 승강장과 철로가 평평한 다운타운 지하철역

덜덜거리는 낡은 그린 라인 전철을 타고 마침내 보스턴 다운타운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그런데 승강장에 내리는 순간, 사진가의 눈에 대단히 독특하고 신기한 광경이 들어왔다. 지하철이 지나가는 철로와 승객들이 서 있는 승강장의 높이가 아무런 턱도 없이 완벽하게 수평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구간은 전철이 오지 않을 때 승객들이 철로를 자유롭게 가로질러 건너가도 될 만큼 낮고 평평하게 설계되어 있었다. 노면전차(Tram)의 유산과 지하철 시스템이 기묘하게 얽혀 만든, 오직 보스턴 다운타운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하고 고풍스러운 일상의 프레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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