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제2의 라스베이거스를 꿈꾸던 곳, 애틀랜틱시티의 쓸쓸한 대서양 바다
- sajintour
- 2024년 7월 25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7월 23일

🚗 동부의 라스베이거스를 향해 남쪽으로
임시로 머물던 뉴저지 북부는 허드슨강만 건너면 바로 뉴욕 맨해튼이 나오는 뉴욕 생활권이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차를 몰아 3시간 정도 내려가면 미 동부 카지노의 대명사인 '애틀랜틱시티(Atlantic City)'가 나온다. 서부 시애틀에서 오레곤주 포틀랜드로 내려가는 정도의 거리라 망설임 없이 핸들을 잡았다.
과거 촬영 차 자주 찾았던 서부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불빛을 떠올리며 도로를 내달렸다. '제2의 라스베이거스'를 표방했으나 마카오와 주변 도시들에 밀려 도심이 쇠락했다는 언론 기사를 본 적이 있었기에, 과연 그곳의 진짜 얼굴은 어떤 모습일지 사진가로서의 호기심이 더 크게 일었다. 서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적인 미 동부에서, 도박과 휴양을 결합했다는 이 해안 도시가 지닌 쓸쓸함의 실체가 궁금했다.
💨 썰렁한 겨울 바람과 수 마일의 보드워크(Boardwalk)
도시 초입에 들어서자 잘 정비된 도로와 커다란 카지노 리조트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차에서 내리자마자 피부로 느껴진 도시의 첫인상은 '을씨년스러움' 그 자체였다.
연중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 덕에 사계절 내내 활기가 넘치는 라스베이거스와 달리, 차가운 해풍이 몰아치는 애틀랜틱시티의 겨울은 스산하기 짝이 없었다. 걸어 다니는 사람들도 관광객이라 부르기엔 어딘가 적막해 보였고, 활력보다는 쓸쓸함이 거리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대형 리조트 앞 공영 주차장에 차를 대고 대서양 해안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해안을 따라 수 마일에 걸쳐 나무 데크를 깔아놓은 '보드워크(Boardwalk)'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걷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산책로 주변으로는 한 손을 잡고 걷는 연인들과 소소하게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의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 상점들의 셧다운, 그리고 대서양이 준 위안
그러나 보드워크 주변 상가와 음식점들은 날씨 탓인지 대부분 문을 닫아 썰렁했다. 카지노 리조트 내부만 겨우 영업을 이어가고 있을 뿐, 라스베이거스처럼 화려한 쇼나 다채로운 볼거리, 풍성한 먹거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도시 전체가 깊은 침체 속에 가라앉아 있는 듯한 황량함이 가슴을 무겁게 했다.
(애틀랜틱시티의 쇠락은 미국의 대표적인 도시 기획 연구 사례로 꼽힌다. 2026년 현재 애틀랜틱시티는 단순 카지노 산업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대규모 해변 콘서트, 스포츠 베팅, 첨단 컨벤션 중심의 융합 휴양지로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아마도 찬란한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철이라면 인파로 북적이며 사뭇 다른 활기를 띨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먼 길을 달려 일부러 찾아오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도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친 찬바람을 맞으며 가슴 탁 트인 대서양의 짙푸른 바다를 눈앞에 담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여행자의 마음은 충분히 위안받을 수 있었다. 화려함 뒤에 숨겨진 도시의 고독한 생얼굴을 확인하고, 우리 가족은 대서양의 바닷바람을 뒤로한 채 다시 남쪽을 향해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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