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빅벤드의 풍성한 아침, 대머리독수리의 전설과 사막의 야생화
- Sangwon Jung
- 7월 23일
- 2분 분량
🍳 21도의 상쾌한 공기, 그리고 레스토랑급 'Full 블랙퍼스트'
아침에 눈을 뜨니 기온이 섭씨 21도 안팎으로 무척이나 시원하고 쾌적했다. 지독했던 플로리다의 푹푹 찌는 습도에서 벗어나 건조하고 산뜻한 공기가 감도는, 그야말로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모텔 식당으로 내려갔더니 기대 이상으로 화려한 진수성찬이 차려져 있었다. 'Full Breakfast'라는 안내문답게 웬만한 레스토랑 못지않은 풍성함에 눈이 즐거웠다. 식탐이 강한 우리 예지는 접시가 넘치도록 음식을 가득 담아오며 신이 났다.
예로부터 "집 떠나면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한다"고 했는데, 든든하고 풍성한 아침 식사는 여행자의 피로를 단번에 날려주는 최고의 에너지였다. 기분 좋게 배를 채우고 드디어 '빅벤드 국립공원(Big Bend National Park)'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 사막 도로 70마일의 시원함과 7월의 빅벤드

어제까지 거쳐온 텍사스 초입은 동부의 여느 주들과 다름없이 단조로웠지만, 이곳으로 접어들수록 풍경이 선명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차 한 대 지나가지 않는 한적한 사막 도로가 곧게 뻗어있어, 왕복 2차선의 좁은 길임에도 속도제한을 70마일(약 113km/h)까지 넉넉하게 허용해 주었다.
약 두 시간을 내달려 마침내 빅벤드 국립공원 입구에 다다랐다.
넓은 사막 위로 수많은 선인장과 이름 모를 야생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빅벤드는 1년 중 7월이 가장 뜨거운 혹서기라 방문객의 발길이 뚝 끊기는 비수기였고, 중앙 비지터 센터(Visitor Center)만 겨우 열어둔 상태였다. 다행히 매표소의 직원이 낯선 동양인 가족을 미소로 상냥하게 맞아주었다.
🦅 빨간 대머리독수리와 태양을 가져온 거미의 전설

공원 진입로에 들어서자 길가마다 유난히 대머리독수리(터키벌처)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머리가 붉고 털이 없어 생김새는 다소 흉물스러웠지만, 그래도 명색이 독수리라고 바위 위에서 제법 당당하게 폼을 잡고 서 있었다.
그 독수리의 붉은 머리를 보고 있노라니 옛 인디언 설화 하나가 떠올랐다.
"옛날 태양이 없어 어둡던 동물 마을에서 태양을 가져올 영웅을 모았다. 다람쥐가 먼저 해를 꼬리에 감고 오려다 꼬리가 타서 실패했고, 두 번째로 독수리가 해를 머리에 이고 오려다 머리털이 몽땅 타고 붉은 화상을 입어 실패했다. 마지막으로 거미가 짠 촘촘한 거미줄로 해를 안고 돌아와 세상을 환하게 밝혔는데, 그때 입은 화상 때문에 독수리의 머리는 지금까지 빨갛고 털이 없게 되었다는 전설이다."
🏔️ 섭씨 35도의 화창함 속으로
정상부로 올라가는 산길은 화창한 날씨와 아기자기한 암봉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장관을 연출했다.
정오가 가까워지자 사막의 기온은 섭씨 35도까지 빠르게 치솟았다. 그러나 습도가 낮아 끈적거리지 않고 기분 좋게 쾌적한 열기였다.
독수리의 전설과 이름 모를 사막 야생화의 온기를 안고, 사진가의 카메라는 마침내 빅벤드의 웅장한 바위 산맥을 향해 첫 셔터를 누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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