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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화이트샌드의 순백 모래, 사막의 사발면과 파란 하늘 아래의 가족들

  • 작성자 사진: Sangwon Jung
    Sangwon Jung
  • 7월 23일
  • 2분 분량

❄️ 1940년대의 비지터 센터와 순백의 모래 바다


화이트 샌드 비지터 센터
화이트 샌드 비지터 센터

검문소를 지나자마자 바로 '화이트샌드 국립몬뉴먼트(White Sands)' 입구가 나타났다.

1940년대에 지어졌다는 특유의 고풍스러운 흙벽 건축양식 비지터 센터에서 간단한 안내 책자를 챙겨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주변의 붉고 척박한 황야와는 완전히 딴판으로, 오직 이곳에만 눈부시게 하얗고 고운 모래가 바다처럼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선글라스를 끼고도 제대로 눈을 뜨기 어려울 만큼 눈부신 순백의 세상이었다.

손으로 쥔 모래는 일반 모래처럼 고왔지만, 습기를 머금고 있어 발로 밟으면 폭 파이지 않고 제법 단단하게 발을 받쳐주었다. 별도의 아스팔트 포장 없이 하얀 모래 바닥을 다져 만든 공원 도로 역시 언뜻 보면 평평한 포장도로로 착각할 만큼 매끄러웠다.


🍜 사막 피크닉 존에서의 사발면, 그리고 노출과의 전쟁


화이트 샌드 피크닉 에리어
화이트 샌드 피크닉 에리어

아침 10시 기준 기온은 섭씨 32도 정도였지만, 습도가 없어 더위가 푹푹 찌지는 않았다. 군데군데 자란 사막 풀잎들을 제외하면 사방이 온통 순백의 모래 언덕이었다. 미사일 시험 발사가 있는 날이면 공원 전체가 임시 폐쇄된다지만, 다행히 오늘은 지평선 전체가 고요했다.


공원 안쪽 깊숙이 자리한 피크닉 에리어(Picnic Area)는 깨끗하고 널찍하게 잘 가꾸어져 있었다. 강렬한 일사광선 아래였지만, 지붕 그늘 아래로 들어가니 신기하게도 서늘하고 쾌적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사발면을 끓여 점심을 가볍게 해결했다. 광활하고 하얀 사막 한가운데서 후후 불어먹는 뜨끈한 사발면의 감칠맛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식사 후 카메라를 들었지만, 사진가에게 화이트샌드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워낙 모래의 반사광이 심해 원경이 희끄무레하게 바래지고 적정 노출을 잡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그럼에도 생전 처음 마주하는 신비로운 프레임 앞에 스탠드를 세우고 원 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 파란 하늘과 하얀 모래 위의 모델들

모래 언덕 위로 올라가자, 아이들과 집사람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기분 좋게 모델을 자처하며 다채로운 포즈를 취해주었다. 머리 위로 펼쳐진 짙푸른 뉴멕시코의 청명한 하늘과, 발밑에 깔린 눈부신 순백 모래의 조화는 그 자체로 완벽한 배경이었다. 뷰파인더 너머로 웃음짓는 가족들의 모습을 카메라 안에 차곡차곡 담아내며, 우리 가족만의 가장 아름다운 기념사진을 완성해 나갔다.


모래 언덕을 느긋하게 걷는 이들,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썰매를 타고 하얀 언덕을 신나게 미끄러져 내리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사막의 정적을 정겹게 채우고 있었다.


눈부신 흰 모래밭에서 한껏 흥겹게 추억을 차곡차곡 쌓은 우리 가족은, 순백의 감동을 가슴에 품은 채 예술과 낭만이 기다리는 산타페(Santa Fe)를 향해 다시 힘차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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