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 다코타의 첫 인상은 와이오밍과 같다는 느낌이었다. 큰 변화 없이 계속 비슷한 풍경들이 이어졌다. 사우스 다코타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게 큰 바위 얼굴인 미 대통령들의 얼굴을 조각해 놓은 곳이다. 사우스 다코타 자동차 번호판에도 그려져 있는 이곳을 대표하는 명물이다.
그곳으로 방향을 잡고 사우스 다코타로 접어들어 조금 가다 보니 공사구간이 있었다. 미국은 공사 구간마다 공사 구간 훨씬 전부터 공사 안내 판을 세워두어 공사에 대한 내용을 알리고 공사구간 가까이에 오면 스톱(Stop)과 슬로우(Slow) 라는 글씨가 써있는 팻말을 든 사람들이 공사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 양쪽에 서있다 지나가는 차량흐름을 조절해 준다.
공사 기간이 길거나 도로 폭이 좁을 때는 안내 차량이 선두에서 길을 안내 한다. 물론 이럴 땐 맞은편 차들은 모두 서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시간이 꽤 걸리지만 이곳 사람들은 당연한 듯 마냥 기다린다. 자신들의 안전을 위한 일이라 불만을 표시할 이유도 없다.
아무 표시도 없다 공사구간이 갑자기 나타나 운전자를 당황하게 하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떠올리고 쓴웃음을 짓는다. 그런데 20년만에 들어온 우리나라도 조금은 비슷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사지역 여기저기 사람들이 서서 안내하는 모습을 보고 상당히 반가웠다.
공사구간 도로는 몇일 비가 많이 온듯하다. 길을 통제하는 사람이 길의 상태가 많이 좋지 않다고 한다. 얼마 후 안내 차량이 와서 그 차 뒤를 따라 약 10분 정도 공사구간을 통과했다.
다시 정상적인 도로로 진입해 시속 65마 일로 달렸다. 이곳에서 한가지 우스운 것을 발견했다. 미국은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사용하는 단위를 쓰지 않고 독자적인 단위를 사용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Km를 쓰지않고 mile을 쓰고 kg을 쓰지않고 파운드를 쓰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사우스 다코다에 오니 마일 표시와 키로메타 표시를 같이 해놓았다. 이젠 키로메타 표시가 더 생소한 게 내가 더 우스웠다.
시닉 하이웨이(Scenic Highways)라는 곳을 달려 얼굴바위산이 있는 Mount Rushmore 까지 갔다.(공식 이름은 Mount Rushmore National Memorial) 웬만한 시닉 하이웨이는 시닉이라는 말 뜻대로 주변이 경관이 아주 좋은데 이곳은 그냥 눈에 띄는 풍경이 있는 게 아닌 평범한 산길 이었다. 강원도 산길을 달리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그 동안 서부 지역의 대단한 풍경들을 보아와서 그런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공원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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