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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봉오리 터지는 성곽길에서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다: 화성 당성

  • 작성자 사진: Sangwon Jung
    Sangwon Jung
  • 2024년 6월 19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1일 전

오늘은 화성으로 달려갈 생각이다. 남쪽으로 향하는 길은 항상 부담이다. 워낙 교통량이 많아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최소 2시간이 넘게 걸린다. 그래도 목적지를 정했으니 기분 좋게 시동을 건다.


2시간 30분 정도 걸려 도착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이 정체되지 않았다. 주차장이 꽤 넓고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여행안내소까지 갖춰진 걸 보니 이 지역에서 제법 신경을 써서 관리하는 장소인 듯하다. 평일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주차된 차량이 거의 없다. 당연히 사람들의 모습도 잘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를 단단히 챙기고 발걸음을 옮긴다. 시멘트로 포장된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마침 방문했던 시점이 벚꽃이 막 터지기 시작할 무렵이라, 여기저기 봉오리를 연 벚꽃들이 가볍게 반겨준다.


일반적인 유튜버들처럼 방문 지역의 세세한 정보를 일일이 설명하는 작업이 아니다 보니, 오늘도 성곽 입구까지 정확히 몇 분이 걸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그리 멀지 않은 짧은 거리인 것만은 분명하다.


계속 이어진 시멘트 길을 걸어가다 보니 왼쪽으로 상당히 가파른 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올라가기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정도의 높이다. 나중에 내려올 때야 알았지만, 시멘트 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가도 성곽으로 이어져 있었다. 물론 조금 돌아가는 길이긴 하다.


아무튼 가파른 계단을 밟고 오르기 시작했다. 숨이 차오를 무렵 마침내 정상에 다다른다. 정확히 한눈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계단 바로 옆이 성곽이다. 계단을 다 오르고 얼마간 걸어가니 성곽 복원 작업장이 나타난다. 요즘은 다녀보는 곳마다 성곽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언뜻 보면 그저 평범한 산길 같다. 하지만 이곳은 유구한 세월을 품은 성곽길이다. 곳곳에 붙어 있는 '추락 주의' 표지판이 아니었다면 성곽길이라는 사실조차 잊고 걸을 법하다.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어느 정도 오르니 오른쪽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 건물들이 들어서 있던 건물지 터였다. 꽤나 많은 건물들이 빼곡히 자리했던 모양이다. 울타리를 둘러 건물지 터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성곽길로 돌아와 완만한 오르막을 걸어간다. 홀로 외로이 서 있는 소나무도 보이고, 주변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자꾸만 눈길을 사로잡는다. 익숙지 않은 액션캠을 들고 조작하다 보니 녹화 상태가 그야말로 엉망이다. 사진 촬영이 주 목적이다 보니 액션캠 사용이 영 어색하다. 두 가지를 한 번에 하려니 집중력도 떨어진다. 차분하게 임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정상인 듯한 봉우리를 지나자 이제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경사는 그리 급하지 않다. 이곳 역시 정겨운 성곽길이다. 날씨도 화창하고 덥지도 않아, 천천히 둘러보며 걷기에 더없이 좋은 길이다.


한 손에 액션캠을 들고 호젓하게 걷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껑충 뛰어나온다. 고라니 같다. 액션캠이 아니라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면 근사한 사진으로 남겼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게 밀려오는 순간이다. 고라니가 튀어나온 방향으로 내려가 본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성곽의 모습이다. 잡목이 우거져 성곽 자체는 그리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다시 돌아 나와 아래로 내려간다. 저 멀리 처음에 숨 가쁘게 올랐던 계단이 건너다보인다. 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도 눈에 들어온다. 물론 일반 차량은 통행할 수 없는 도로다. 도로 옆으로는 예전 저수지 터가 조성되어 있다. 조금 높은 지대에 만들어두어 전망대 역할도 겸할 수 있게 해두었다.


한 바퀴를 돌아보는 데 다른 산성들과 마찬가지로 1시간 안쪽이면 충분한 여정이다. 나처럼 사진을 찍느라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면 훨씬 더 빠르게 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길도 험하지 않고, 산책하며 옛 조상들의 숨결을 느끼기에 참 잘 어울리는 장소다.


화성 당성은 계곡을 둘러싼 포곡식 산성으로, 남북으로 길게 네모에 가까운 형태를 띠고 있다. 현재는 동문·남문·북문 터와 우물터, 그리고 건물 터가 잔존해 있다. 성의 내벽은 흙으로 쌓고 외벽은 돌로 축조한 산성이다.


위치는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 있으며, 삼국시대에 축성된 성곽이다. 1974년 사적 지정 당시에는 '당성'이었으나, 2011년 '화성 당성'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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