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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사진에 담다: 안성 죽주산성

  • 작성자 사진: Sangwon Jung
    Sangwon Jung
  • 2022년 10월 9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일 전



20년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와 가장 먼저 찾아다니기 시작한 곳이 바로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다. 그중에서도 산성과 토성은 내가 즐겨 찾는 주요 장소다. 작년에 처음 찾아간 '죽주산성'은 그 후로도 몇 번을 더 다녀왔다. 산성 특유의 멋도 있지만, 사진적인 요소가 풍부하다는 게 다시 찾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산성 입구에 도착하니 묘한 모습의 석상들이 길목에 누워 있다. 입구 반대쪽으로는 절이 있는 듯했다. 조금 가파른 길을 올라가니 성문 같은 입구가 마주한다. 오래된 산성이지만 제법 잘 복원되어 있는 모습이다. 성문 너머로 건너다보이는 풍경이 참 예쁘다.


성곽을 따라 걷는 둘레길도 잘 다듬어져 있다. 오래된 성곽을 차분히 밟고 걸어가는 기분이 묘하다. 성곽을 따라 난 길이 더없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성곽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제법 넓은 평지가 나타난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자주 등장하는 포인트다. 그 한가운데 서 있는 오동나무의 자태가 자못 범상치 않다. 처음 방문했던 5월 초에는 아직 새순이 돋지 않아 조금 썰렁한 느낌이었는데, 2022년 올 6월에 다시 찾았을 때는 넓은 잎을 마음껏 뽐내며 당당한 자태를 선보이고 있었다. 다만 작년에는 없던 안내판이 새로 생겨 사진 프레임을 자꾸 방해하는 바람에 조금 아쉬웠다. 그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흑백 적외선 사진으로 풍경을 담아보았다. 흑백 적외선 촬영은 적외선을 발산하는 녹색잎이 사진상에는 하얗게 표현되고, 파란 하늘은 상당히 검게 묘사되어 현실과는 또 다른 독특한 느낌을 만들어낸다.


오동나무를 지나서도 산책하기 좋은 길이 계속 이어진다. 깔끔하게 정돈된 성곽 돌길 위로 또 다른 멋진 자태를 뽐내는 나무가 서 있다. 맑고 파란 하늘이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뚫어주는 듯하다.


아직 많은 곳을 다녀보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둘러본 대부분의 사적지들은 지나치게 깔끔하게 정돈되어 도리어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곳 죽주산성에 오니 그런 어색함이 다소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다소 부족해 보일지언정, 세월의 때가 묻은 오래된 느낌과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려 애쓴 분위기가 마음 깊이 와닿았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답답함이 밀려올 때면 가벼운 마음으로 자주 달려올 것 같은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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