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는 진 뒤였지만 ; 연천 호로고루의 아침
- Sangwon Jung
- 2022년 10월 9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일 전
경기도 연천에 고구려 시대의 유물인 토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임진강을 접한 현무암 천연 절벽 위에 자리한 옛 토성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귀중한 문화유적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던 곳이다.
하지만 이곳이 오래된 토성이라는 사실보다 먼저 알게 된 계기가 따로 있었다. 바로 매년 해바라기 축제가 열리는 장소라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사진을 배우는 수강생들이나 다양한 SNS를 통해 자주 접했던 곳이기도 하다.
축제 기간에는 엄청나게 많은 인파로 붐비는 것 같아 아예 가볼 엄두조차 내지 않았다. 게다가 해바라기 사진이야 찍어도 그만, 안 찍어도 그만인 피사체라 그리 큰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 지난 9월 말, '아침 일찍 다녀오면 사람도 적고 큰 지장이 없겠지' 하는 생각에 길을 나섰다. 대부분 사진 찍는 분들은 노을이 지는 석양 무렵에 많이 찾아오는 듯했다. 마침 10월 2일까지가 해바라기 축제 기간이라, 내심 토성도 둘러보고 해바라기도 함께 보면 일석이조겠거니 싶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결정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았다.
요즘은 내비게이션이 잘 되어 있어 어디든 못 갈 곳이 없다. 아침 9시가 채 되기도 전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렇게 금방 도착할 때면 '정말 우리나라가 작긴 작구나' 하고 다시금 깨닫게 된다.
나 혼자나 있을까 싶었던 이른 시간인데도 주차장에는 꽤 많은 차들이 들어차 있었다. 차에서 내리니 가장 먼저 나를 반겨주는 것은 바닥에 떨어진 코스모스 꽃잎들이었다.
축제 기간이 아직 제법 남아 있었건만, 정작 해바라기는 이미 다 시들어 떨어진 뒤였다. 자욱한 아침 안개까지 더해지니 아침 분위기가 다소 스산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져버린 해바라기 대신 어여쁜 코스모스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준다.
해바라기 밭 너머 조금 멀리 토성이 건너다보였다. 이른 아침인데도 토성 주변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토성 옆으로는 아침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참 잘 어우러지는 솟대가 서 있다. 솟대 무리 사이에는 백성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쌓아 올린 돌탑도 눈에 들어온다. 그 너머로는 유유히 흐르는 임진강이 내다보인다.
유구한 세월을 견뎌낸 역사만큼이나 토성의 아늑한 흔적들이 마음을 차분하게 끌어당긴다. 해바라기는 아쉽게 놓쳤지만, 내년에는 시기를 잘 맞춰 다시 한 번 찾아오리라 마음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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