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사진가의 빛과 노을, 메사버드의 닫힌 문과 엉망진창 모텔

📸 사진가의 아쉬움, 그리고 아내의 운전대
오전의 사막은 빛이 너무 평탄하여 모래 언덕 특유의 굴곡진 사선과 모래 결(Ripples)이 도무지 살아나지 않았다.
모래 언덕의 백미는 빛이 길게 누우며 극적인 음영을 만들어내는 늦은 오후지만, 빠듯한 횡단 일정 속에서 늘 최상의 광선을 마주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아쉬움을 삼키며 모래 언덕 중간에서 발길을 돌렸다.
머리를 짓누르는 지독한 편두통과 졸음에 차로 돌아와 다음 목적지인 '메사버드 국립공원(Mesa Verde National Park)'으로 차를 틀었다. 4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 도저히 운전대를 잡을 수 없어 집사람에게 다시 운전을 맡기고 조수석에서 깊은 잠에 빠졌다. 얼마쯤 잤을까, 눈을 뜨니 풍경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웅장한 계곡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산세 뛰어난 고지대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뷰 포인트(View Point)에 차를 대고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차가운 사막 바람과 함께 오랜만에 가슴이 탁 트이는 장관이 펼쳐져 있었다.
🏔️ 세 번째 찾아온 메사버드(Mesa Verde), 그리고 조기 폐장

굽이치는 고갯길을 지나 오후 5시 30분경, 마침내 '메사버드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개인적으로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었다. 3년 전 첫 번째 방문 때는 갑작스러운 대형 산불로 공원이 통제되어 발길을 돌려야 했고, 2년 전 두 번째 방문 때는 6월 말의 잔설을 보았던 곳이다.
7월의 메사버드는 눈 자국 하나 없이 신록으로 짙어져 있었지만, 우리는 입구에서 또 한 번 황당한 소식을 들어야 했다. 평소 오후 6시 30분까지 열려있던 공원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늘은 오후 5시에 조기 폐장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찾아온 메사버드마저 입구에서 문이 가로막히다니! 아쉬운 마음을 다스리며 내일 아침 일찍 다시 들어오기로 하고 공원 근처 마을로 나와 숙소를 잡기로 했다.
🏨 싼 게 비지떡! 엉망진창 베스트웨스턴 모텔
공원 근처 마을에는 '베스트 웨스턴(Best Western)' 체인 모텔이 두 곳 있었다.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여보려고 두 곳 중 가격이 한층 저렴한 곳을 찾아 들어갔는데, 웬걸! 체인 이름이 무색할 만큼 모든 시설과 위생 상태가 눈을 의심할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
조금 싼 맛에 덥석 들어왔다가 온 가족이 지친 몸을 기대기에 참 낭패스러운 밤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 또한 길 위에서 겪는 웃지 못할 여행의 생얼굴인 것을. 아쉬웠던 모래 언덕의 빛과 닫혀버린 국립공원의 문, 그리고 엉망이었던 모텔의 밤 뒤로 우리 가족의 23일 차 여정이 픽 웃음과 함께 저물어가고 있었다.
🏛️ [미 서남부 주요 주(State) 역사 스크랩] 그레이트 샌드 듄 & 메사버드 & 콜로라도
🏜️ 1. 그레이트 샌드 듄 (Great Sand Dunes)
특징: 산그레데 크리스토 산맥을 등지고 형성된 북미 대륙에서 가장 높은 모래 언덕(사구)으로 높이가 700피트(약 213m)에 달한다. 1932년 국립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참고: 2003년 당시 차량당 입장료 $3이었으나, 현재는 차량당 $25로 운영되고 있다.)
🛖 2. 메사버드 국립공원 (Mesa Verde National Park)
역사와 유래: 190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스페인어로 '녹색의 메사(대지)'라는 뜻이다. 평평하고 넓은 대지 아래 거대한 절벽 주거지가 조성되어 있다.
절벽의 궁전 (Cliff Palace): 9~13세기 푸에블로 인디언의 조상들이 건설한 것으로, 1888년 카우보이에 의해 발견되었다. 200개 이상의 방과 23개의 원형 의식용 지하실인 '키바(Kiva)'가 밀집해 있다. 1,200년간 사용되다 1276년부터 시작된 24년간의 대가뭄으로 인디언들이 고향을 버리고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 2003년 당시 $10이었던 입장료는 현재 차량당 $30(성수기) 수준이다.)
🏔️ 3. 콜로라도 주 (Colorado) - "Centennial State"

지리 & 지형: 남한 면적의 1/3 크기에 인구 400만 명이 거주하며 주도는 덴버(Denver)다. 로키산맥의 최고봉들이 관통하여 미국에서 평균 고도가 가장 높은 주이다. 해발 14,000피트(약 4,267m)가 넘는 고봉(14ers)만 52개에 달한다.
역사: 서부 개척 시절 인디언들과의 피비린내 나는 격전의 역사를 품고 있으며, 로키산맥의 대자연과 문화 중심지로 각광받는 서부의 핵심 주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