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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컨디션 난조를 딛고 콜로라도로, 그레이트 샌드 듄과 부자 레인저의 미소

작성자 사진: Sangwon Jung
Sangwon Jung
9월 6일
2분 분량


🏔️ 두통 속의 교대 운전, 콜로라도의 광활한 평야

타오스 푸에블로의 아쉬운 유턴 뒤, 차를 북쪽 콜로라도의 '그레이트 샌드 듄(Great Sand Dunes)'으로 돌렸다. 한 시간 반 남짓이면 다다를 거리였다.


어제 고속도로에서의 극심한 긴장 탓이었을까, 아침부터 짓누르던 편두통이 가시지 않고 묵직한 졸음이 몰려왔다. "예전 같지 않다"는 쓴웃음과 함께 아내와 운전대를 교대하고 잠에 골아떨어졌다.

한참 뒤 눈을 뜨니 창밖의 풍경이 상전벽해처럼 변해 있었다. 끝없는 광활한 평야 저 멀리, 웅장한 봉우리들이 우뚝 서 있는 콜로라도 땅에 접어든 것이다.


지난번 여정에서는 타오스에서 평균 고도 2,000m가 넘는 고지대 64번 도로를 타고 메사버드(Mesa Verde)로 직행했었다. 거대한 협곡 다리 위에서 집시들이 수공예품을 팔던 풍경과 눈부시게 푸른 하늘의 구름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던 길. 오늘 달린 522번 도로는 그만큼 고지대는 아니었지만, 평원을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맛이 인상적이었다.


📸 "모델료 주세요!" 부자(父子) 관리인의 정겨운 농담


친절했던 부자지간 레인저
친절했던 부자지간 레인저

마침내 그레이트 샌드 듄 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매표소에서 표를 받던 공원 관리원(Ranger) 아저씨의 인상이 너무나 선하고 정겨워, "사진 한 장 찍어도 되겠습니까?" 하고 카메라를 들었다.


그러자 그는 환하게 웃으며 옆에서 함께 근무하던 사람을 불러 세웠다. 다름 아닌 자신의 아버지라고 했다! 나란히 카메라 앞에 선 부자 레인저는 렌즈를 향해 멋진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우리 모델료는 넉넉히 주셔야 합니다!" 하는 유쾌한 농담을 던졌다. 돌아서는 우리 가족에게 "운전 조심해서 안전하게 여행하라"며 손을 흔들어주던 그분들의 온기가 여행자의 지친 피로를 스르르 녹여주었다.


이처럼 미국 국립공원의 비지터 센터나 현장에는 은퇴 후 자원봉사자로 나선 어르신들이 많은데, 그들의 친절하고 숙련된 안내야말로 국립공원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진정한 매력이었다.


🏜️ 들꽃 들판 너머 거대한 모래 언덕과 차가운 지하수

공원 안쪽으로 들어서자 보이스카우트 대원들, 대학생 단체팀, 그리고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단순한 소비성 관광이 아니라, 온 가족이 자연의 생태를 직접 보고 느끼며 공부와 휴식을 겸하는 미국의 정착된 국립공원 학습 문화가 진심으로 부러웠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야말로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들꽃이 만개한 평원 멀리 거대한 산맥이 병풍처럼 서 있고, 그 중간 지대에 아득하게 솟아오른 광대한 모래 언덕(Sand Dunes)이 웅장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거대한 모래 언덕을 걸어 오르고 있었고, 몇몇 청년들은 스노보드를 들고 올라가 하얀 모래 사면을 신나게 미끄러져 내렸다.


아이들은 모래밭에 자리를 잡고 손으로 모래를 파헤치며 숨은 물줄기를 찾기 시작했다. 겉은 태양열로 뜨거웠지만, 모래 속 깊은 곳에서 배어 나오는 지하수는 손이 시릴 만큼 차갑고 맑았다.


바람이 오랜 세월 동안 흙과 모래를 운반해 만든 대자연의 조각품. 평탄한 평야 한가운데 어떻게 이토록 거대한 모래 산맥이 솟아오를 수 있었는지, 자연의 위대함 앞에 사진가의 카메라는 또 한 번 겸허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도서 출간

  • 📖 포토에세이 『길 위에서 셔터를 누르다』 출간 안내

    • 광활한 미국 대륙의 풍경과 길 위의 생생한 순간들을 담은 포토에세이가 출간되었습니다.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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