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6. 몬태나의 품으로, 그리고 편견을 깨뜨린 미졸라의 밤

  • 작성자 사진: Sangwon Jung
    Sangwon Jung
  • 2019년 4월 20일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7월 21일



워싱턴 시간으로는 저녁 8시 30분이었지만, 몬태나주부터는 시간이 1시간 빨라지는 '마운틴 타임(Mountain Time Zone)' 적용 지역이라 이곳 시간은 이미 밤 9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미졸라(Missoula)는 북쪽의 글레이셔 국립공원(Glacier N.P)과 남쪽의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P)을 잇는 중간 기점이라, 이미 수많은 휴가 차량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미국에서 수많은 여행을 다녀봤지만, 모텔 방을 구하지 못해 고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보이는 모텔마다 빈방이 없음을 뜻하는 '노 베이컨시(No Vacancy)'나 'Sorry' 불빛이 차갑게 켜져 있었다. 미졸라 다운타운에서 한참을 밀려나 외곽 도로를 헤매다 밤 10시 30분이 되어서야 간신히 방 하나를 구했다. 첫날부터 여행의 매운맛을 제대로 본 기분이었다.  


방을 구하러 컴컴한 도로를 헤매는 동안, 떠나기 전 주변에서 주워들었던 흉흉한 소문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유색인종들에게는 빈방이 있어도 주지 않는다더라', '분명 Vacancy(빈방 있음) 불빛을 보고 들어갔는데 거절당했다더라' 하는 이야기들. 늦은 밤까지 방을 잡지 못하니 '정말 인종차별인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고개를 들려던 찰나였다.  


하지만 차분히 주위를 둘러보니 내 생각이 틀렸음을 금세 깨달았다. 우리뿐만 아니라 수많은 백인 미국인 가족들도 차를 대고 방이 없냐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의 피크였을 뿐이었다.  


모든 오해와 섣부른 두려움은 결국 나 자신의 '선입견'에서 시작된다. 타인을 향한 삐딱한 시선과 선입견을 나부터 먼저 내려놓아야만, 앞으로 남은 이 거대한 여정이 진정으로 자유롭고 편안해질 거라는 값진 교훈을 여행 첫날 밤, 몬태나가 나에게 조용히 건네주었다.  


서둘러 짐을 풀고 미국인들도 참 좋아한다는 뜨끈한 사발면으로 늦은 저녁을 해결했다. 오늘 달린 거리는 약 480마일(870km). 중간 휴식 없이 내리 달려온 탓에 온몸이 천근만근이었지만, 내일부터 펼쳐질 본격적인 대자연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깊은 잠 청해 본다. 시작이 반이라 했으니, 이번 여행이 우리 가족에게 위대한 경험이 되어주기를 바라며.  

댓글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