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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장마철 장대비와 나이아가라를 향한 동부의 거친 도로

  • 작성자 사진: Sangwon Jung
    Sangwon Jung
  • 2022년 7월 5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7월 21일




🌧️ 서울의 장마를 닮은 빗줄기와 고향 생각

아침부터 창밖으로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서부 워싱턴주의 부슬부슬한 가랑비나 며칠 전 위스콘신에서 만난 비와도 차원이 다른 엄청난 폭우였다. 마치 여름철 서울 한복판에서 느닷없이 퍼붓는 장마철 게릴라성 집중호우를 꼭 닮아있었다.


빗줄기 여파로 공기는 살짝 후텁지근해졌지만, 차 안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의외로 정겨웠다. 쏟아지는 비를 가만히 바라보던 아내가 "비 내리는 모양이나 분위기가 꼭 한국 같아서 마음이 편안하고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생각해 보니 고국을 다녀온 지도 어느덧 수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미국 대륙 한복판에서 마주한 이 눅눅한 빗줄기마저 아내에겐 고향의 아련한 향수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 속도 제한도, 매너도 없는 동부의 악명 높은 도로

오늘의 1차 목표는 오하이오주를 출발해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를 거쳐, 뉴욕(New York)주에 위치한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s)까지 내달리는 것이다. 약 5~6시간을 예상하고 핸들을 잡았다.


유독 고속도로 전체가 유료 도로(Tollway)인 동부에서 펜실베이니아 구간만큼은 잠깐 통행료를 받지 않고 지나갈 수 있어 반가웠지만, 아쉽게도 통과하는 길이가 너무나 짧았다. 뉴욕주로 넘어서자 고속도로 휴게소 명칭은 '서비스 에어리어(Service Area)'로 바뀌며 어김없이 유료 도로의 서막을 알렸다.


서부에서 촬영할 때는 여름철에 비를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지만, 동부는 맑은 하늘을 보기 힘들 만큼 날씨가 오락가락했다. 게다가 정말이지 동부 사람들은 규정 속도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제한 속도보다 기본 15마일 이상을 과속하는 것은 일상이었고, 공사 구간 저속 팻말이 무색할 정도로 쌩쌩 질주했다.

예고도 없이 갑자기 앞으로 훅 끼어드는 거친 운전 매너에 연신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한적한 서부의 도로에 익숙해진 우리 가족에겐 동부의 고속도로가 유독 산만하고 팍팍하게 느껴졌다.


🎫 손으로 건네주던 통행권과 고용의 경제학

주(State) 경계를 넘어설 때마다 톨게이트 징수원들이 조용히 손을 내밀어 통행권(Ticket)을 한 장씩 나누어주었다. 한국 같으면 무인 자동 발급기에서 표가 스르륵 나왔을 텐데, 수많은 차를 상대로 기계처럼 표만 건네는 그들의 무뚝뚝한 표정에서 확실한 '단순 노동'의 피로가 읽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무인 자동 기계를 설치하면 훨씬 편리하겠지만,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순간 이 많은 직원이 일자리를 잃고 실직자가 되기에 일부러 인력을 유지하는 게 아닐까? 효율성과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한국의 시스템과 비교하며, 삶의 편리함만큼은 역시 우리 고국이 최고라는 사실을 길 위에서 다시금 실감해 본다.


(당시엔 요금소마다 직원이 일일이 표를 건네주던 인력 중심 시스템이었지만, 2026년 현재의 뉴욕주 톨웨이(NY State Thruway) 및 동부 주요 도로는 요금 부스 자체가 전면 철거되고 100% 무인 카메라 인식 방식인 '차량 번호판 자동 청구(Pay by Plate)' 시스템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수많은 징수원이 서 있던 게이트는 추억 속으로 사라졌지만, 그 시절 표를 받으며 나누었던 묵직한 인간적 교감만큼은 씁쓸한 그리움으로 남는다.)


오락가락 내리는 빗길을 뚫고, 마침내 세계 3대 폭포인 나이아가라의 거대한 물소리가 기다리는 뉴욕주 깊숙이 차를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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