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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0센트의 억울함과 고속도로 휴게소의 뽕짝 감성

  • 작성자 사진: Sangwon Jung
    Sangwon Jung
  • 2022년 2월 25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7월 21일


⛽ 억울한 30센트, 그리고 동부의 'Travel Plaza'

일리노이를 빠져나와 마침내 인디애나(Indiana)주로 들어섰다. 그러나 인디애나의 첫인상은 그리 산뜻하지 못했다. 정돈되지 않고 다소 산만해 보이는 주 경계선 풍경이 마음을 어둡게 했다.


주에 들어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름을 넣기 위해 무심코 나들목(Exit) 톨게이트로 빠져나왔는데, 징수원이 다가오더니 덜컥 30센트의 통행료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알고 보니 굳이 고속도로 밖으로 나가지 않고, 도로 중간에 연결된 고속도로 전용 휴게소로 들어갔으면 내지 않아도 될 쌩돈이었다. 일리노이에 이어 인디애나까지, 길 위에서 헛돈을 날렸다는 생각에 지레 억울함이 밀려왔다.


인디애나나 오하이오(Ohio) 같은 동부의 유료 고속도로(Tollway)에는 한국처럼 고속도로 선상 위에 대형 휴게소가 설치되어 있다. 인디애나에서는 '트래블러 플라자(Traveler Plaza)', 오하이오에서는 '서비스 플라자(Service Plaza)' 등 주마다 부르는 이름은 조금씩 달랐지만, 그 안에는 주유소와 패스트푸드 스낵바, 화장실, 지역 기념품점 등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다.


한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판박이인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금방이라도 고속도로 뽕짝 메들리 테이프 소리가 신나게 들려올 것만 같은 착각이 들어 혼자 실없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 서부 'Rest Area'의 따스한 온기와 노인 자원봉사자들

사실 통행료가 없는 서부의 일반 고속도로에는 이 같은 대형 상업 휴게소 대신 '레스트 에어리어(Rest Area)'라는 소박한 쉼터가 중간중간 마련되어 있다. 화장실과 음료 자판기, 피크닉 벤치가 갖춰져 있어 장거리 운전자가 도시락을 까먹거나 애완동물의 용변을 해결하기에 고마운 곳이다.


그중에서도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워싱턴(Washington)주의 레스트 에어리어는 내가 다녀본 32개 주 중 유일하게 노인 자원봉사자분들이 상주하며 따끈한 원두커피와 소박한 쿠키를 대접해 주던 정겨운 곳이었다. 1달러 남짓 자율 기부함(Donation)에 마음을 담는 방식이었지만, 어르신들의 따스한 미소는 서부 특유의 인정과 온기를 오감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문득 "같은 I-90 고속도로 선상인데 왜 서부 주들은 돈을 안 받고 동부 주들은 이토록 야박하게 이용료를 받아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참고로 I-90(Interstate 90)은 우리가 출발했던 태평양 연안의 서부 시애틀(Seattle)에서 시작해 동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Boston)까지 미 대륙을 동서로 완벽하게 가로지르는 최장거리 횡단 도로다.


서부 구간의 I-90을 달릴 때는 군데군데 대자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뷰포인트(Viewpoint)들이 펼쳐져 장거리 운전의 피로를 눈 녹듯 풀어주는 '천연의 서비스'를 선물받곤 했다. 반면 동부 구간은 꼬박꼬박 통행료를 거두어가면서도 서비스는커녕 열악한 도로 사정과 시야를 피곤하게 만드는 평범하고 지루한 풍경의 연속이었다.


팍팍하고 단조로운 동부의 길 위에서, 가슴 속에는 시애틀의 푸른 바다와 워싱턴주 휴게소의 따스했던 원두커피 향이 더욱 아련하고 그리워지는 하루였다.


미국 동부 휴계소 모습
미국 동부 휴계소 모습

워싱턴주 무료 커피
워싱턴주 무료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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