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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타오스의 갤러리 거리, 연기와 소방 헬기, 그리고 타오스 푸에블로의 유산

작성자 사진: Sangwon Jung
Sangwon Jung
8월 26일
2분 분량

타오스
타오스

🎨 타오스 다운타운의 아침과 풍성한 식사

타오스(Taos) 모텔의 아침 역시 근사하고 풍성했다. 요즘 미국 모텔들은 예전과 달리 조식 서비스의 질이 몰라보게 좋아져 여행자의 아침 표정을 환하게 만들어준다. 어젯밤 늦게 도착하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던 타오스 다운타운을 가볍게 산책했다. 이른 아침이라 상가들은 문을 닫았고 거리는 고요했다.

거리 양옆으로는 푸에블로 원주민 문화를 알리는 독창적인 작품들을 전시한 갤러리와 선물 상점, 예쁜 카페들이 정갈하게 늘어서 있었다. 유독 미술관과 갤러리가 많아 이 도시가 지닌 깊은 예술적 깊이를 가늠할 수 있었다.

어제 들어올 때 수많은 차로 꽉 막혔던 2차선 도로가 한가롭기 그지없었는데, 간간이 소방차 몇 대가 황급히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갈 뿐이었다.


🚁 붉은 연기와 소방 헬기, 뜻밖의 화재 통제

산책을 마치고 모텔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마친 뒤, 바로 옆에 위치한 원주민 거주 부락 '타오스 푸에블로(Taos Pueblo)'로 향했다. 그러나 푸에블로 진입로로 들어서려는 순간, 순찰차 한 대가 우리 차 앞을 막아서더니 경관이 다가왔다. "또 검문인가?" 싶어 순간 기분이 얹짢아지려는데, 경관은 정중하고 긴박한 목소리로 뜻밖의 말을 전했다.


"오늘 아침 푸에블로 마을 안쪽에 큰 불이 나서 현재 일반인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있습니다."


그제야 아까 거리를 가로질러 가던 소방차들과, 머리 위 하늘을 어지럽게 날아다니던 소방 헬리콥터의 정체가 이해되었다.

나는 2년 전 이미 이곳을 둘러본 적이 있어 아쉬움이 덜했지만, 생전 처음 웅장한 원주민 부락을 기대했던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 천년의 숨결, 미국 문화에 동화되지 않은 자부심

타오스 푸에블로는 한국의 민속촌처럼 옛 모습을 보존한 곳이지만, 민속촌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실제 인디언 후손들이 그 안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살아있는 터전'이라는 사실이다.

붉은 점토와 짚을 섞어 굳혀 만든 다층 구조의 아파트형 흙집(Adobe)에서, 그들은 전기나 현대식 편의시설을 최소화한 채 조상들의 전통 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가고 있다.


1인당 10달러의 입장료에 카메라 반입료 10달러를 별도로 받을 만큼 자신들의 터전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2003년 기준) 

(참고: 오늘날 타오스 푸에블로의 성인 입장료는 $25로 인상되었으나, 과거와 달리 개인용 카메라 촬영료가 입장료에 포함되어 운영되고 있다.)


촬영 제한 규정: 상업용/프로용 촬영, 그림 스케치 등은 사전 서면 승인이 필요하며, 마을 원주민들의 얼굴을 찍을 때는 반드시 사전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교회 및 특정 성지 내부 촬영 금지)


거대한 거대강국 미국의 거대한 문화적 압력과 상업화 속에서도 이에 동화되지 않고, 자신들의 뿌리와 정신을 꿋꿋하게 지켜내는 그들의 고집스러운 노력. 타오스 푸에블로 위로 피어오르던 붉은 연기 뒤편으로, 오랜 세월을 견뎌낸 그들의 숭고한 영혼과 문화적 자부심이 묵직하게 가슴을 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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