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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설 덮인 5월의 길목, 애처로운 여우와 나눈 옥수수 한 토막: 마운트 레이니어

  • sajintour
  • 2018년 5월 15일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7시간 전

최근 들어 시애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워싱턴주를 대표하는 국립공원인 레이니어산(Mt. Rainier)에도 수많은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5월의 레이니어는 여전히 눈이 수북하게 쌓여 있어 통제되는 구간이 많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산 전체를 하얗게 덮은 온전한 만년설을 가장 깔끔하게 감상할 수 있는 절정의 시기이기도 하다.


5월 둘째 주, 기대와 달리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날씨가 무척 흐리고 좋지 않았다.

레이니어의 웅장한 얼굴조차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아쉬운 마음으로 차를 돌려 내려오던 중, 길가에서 여우 한 마리를 마주쳤다. 나를 바라보는 여우의 눈빛이 어딘지 모르게 유독 애처롭게 느껴졌다.


카메라를 들어 사진 몇 컷을 담고 아무 생각 없이 계속 하산하던 중, 저 멀리 하늘이 조금씩 열리며 날씨가 다시 좋아지는 듯했다. 내친김에 차를 돌려 다시 산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올라가는 길에 조금 전 그 여우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내려가는 내내 그 애처로웠던 여우의 눈빛이 마음에 걸려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다시 마주치니 참으로 반가웠다. 산에는 아직 눈이 전혀 녹지 않아 야생동물들이 먹거리를 구하기가 도무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오랫동안 굶주린 상태였던 모양이다.


차에 가지고 있던 옥수수를 조금 던져주었더니,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 정신없이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서야 조금 전 나를 애처롭게 쳐다보던 그 눈빛의 까닭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원래 국립공원 내에서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차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순간이었다.^^ 뒤따라오던 다른 차들도 하나둘 차를 세우더니 가지고 있던 먹을거리를 건네주고 있었다. 맛있게 먹는 녀석의 모습을 확인하고 내려가는 길은 가슴 한구석이 한결 가벼워지고 따스해지는 기분이었다.^^


산을 다 내려오고 나니, 거짓말처럼 레이니어산이 활짝 맑아진 얼굴을 내비쳐 준다.^^ 모두들 근사한 만년설과 뜻밖의 따뜻한 인연이 기다리는 레이니어 보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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