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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활기가 만나는 시애틀의 심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 sajintour
  • 2017년 6월 29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5시간 전

시애틀 센터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다 보면 항상 활기차고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퍼블릭 마켓이 나타난다. 정식 명칭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이다. 싱싱한 생선과 알록달록한 과일이 넘쳐나고, 길거리 음악가들의 연주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며 살아있는 삶의 활력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이다.


이곳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무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주인공 톰 행크스가 식사를 즐기던 시푸드 레스토랑이 그대로 남아있어 관광객들에게 한층 더 친근하고 인기 있는 장소다.


아울러 마켓 맞은편에는 그 유명한 스타벅스 1호점(Original Starbucks)이 자리 잡고 있다. '원조'라는 명성에 깊은 애정을 보이는 한국인들의 취향에 딱 들어맞아 관광 코스 1번지로 등극한 지 오래된 명소다. 최초의 스타벅스라는 프리미엄 덕분에 낡고 소박한 커피점 앞은 일년내내 길게 늘어선 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커피 한 잔을 맛보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사진을 담거나 원조 로고가 새겨진 기념품을 구경하며 즐겁게 순서를 기다린다. 비단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다채로운 방문객들로 늘 북적이는 공간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기대에 비해 커피 맛이 특별히 더 뛰어나다는 느낌까지는 받지 못했던 아쉬움도 남는다.^^


이 퍼블릭 마켓의 가장 대표적인 명물은 단연 '돼지'다. 시장 곳곳에 돼지 조형물들이 놓여 있는데, 특히 퍼블릭 마켓 정문이라 할 수 있는 생선가게 맞은편의 청동 돼지는 단순한 구경거리가 아닌 따뜻한 자선 모금통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레이첼(Rachel)'이라는 정겨운 이름을 가진 이 돼지는 1986년에 설치되어 지금까지 무려 4만 달러 이상의 성금을 모았다. 이 모금액은 형편이 어려운 지역 어르신들과 어린아이들, 그리고 노숙인들을 위한 복지 기금으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대단하고 숭고한 돼지가 아닐 수 없다.


시장 안쪽으로는 수많은 상점이 촘촘히 즐비해 있다. 고운 꽃과 신선한 생선, 싱그러운 과일가게는 물론, 스스로를 예술가라 자부하는 장인들이 직접 손으로 만든 다채로운 공예품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마음껏 뽐내는 장소이기도 하다. 나의 직업 특성상 그 수많은 점포 중에서도 단연 사진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눈에 깊이 들어왔다. 자신이 정성껏 포착한 사진 작품을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설명하며, 스스로 셔터를 눌렀다는 사실에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는 그들의 모습이 내심 마냥 부럽고 멋져 보이기도 했다.


시장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깊다. 여러 층의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내부를 제대로 둘러보려면 대충 훑어보아도 한 시간 반 이상은 족히 소요된다. 한여름철에는 몰려드는 방문객들로 무척 혼잡하지만, 이른 아침 시간이나 겨울철에 찾으면 상대적으로 한적하여 한결 여유롭게 시장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다.


이곳에는 사뭇 이색적인 명소도 숨어있다. 퍼블릭 마켓 아래쪽으로 연결되는 좁은 계단(Post Alley)을 따라 내려가면 자그마한 골목길이 나타나는데, 그 골목 한쪽 벽면 전체가 사람들이 씹다 붙인 알록달록한 껌으로 도배되어 있다. 처음에는 누군가 재미 삼아 하나둘 붙이기 시작했던 껌이 수많은 사람의 동참을 거치면서 이제는 하나의 거대한 설치 미술이자 명물이 된 '껌벽(The Gum Wall)'이다. 맞은편 벽면 역시 다채로운 그림과 낙서로 채워져 있어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다소 음침하고 지저분해 보이는 분위기일 수도 있지만, 시애틀이라는 도시가 품은 색다른 멋과 위트를 경험해 보기엔 더없이 근사한 풍경이다.


2015년 10월경 위생상의 문제로 약 20년 만에 대대적인 고압 세척 청소 작업이 진행되기도 했으나, 오늘날에는 다시 수많은 방문객의 손길을 거쳐 알록달록한 껌들로 수북하게 채워져 있다.


아울러 2017년 6월 29일, 오랜 확장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바다를 내다보는 멋진 '마켓 프론트(MarketFront)' 공간이 새롭게 오픈하여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과연 어떤 새로운 얼굴과 삶의 온기로 우리를 반겨줄지 가슴 가득 기분 좋은 기대를 품게 만드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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