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9년 대화재의 잿더미 위에 세워진 지하 도시: 시애틀 파이오니어 광장(Pioneer Square)
- sajintour
- 2017년 6월 17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5시간 전
파이오니어 광장(Pioneer Square)은 시애틀의 옛 다운타운이자 도시의 역사가 시작된 발상지다. 파이크 플레이스 퍼블릭 마켓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시애틀의 모태가 된 공간답게 주변 건물들의 양식 또한 고풍스러운 앤티크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건물 외벽에 새겨진 연식을 살피다 보면 대부분 1800년대 후반에 건축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동안 도시 재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일부 구역은 다소 낙후되고 노숙인들이 모여드는 그늘도 생겨났지만, 여전히 19세기 시애틀 고유의 고즈넉한 풍채를 경험하기에는 더없이 근사한 장소다.
이곳에는 '지하 도시'라는 자못 거창한 이름을 품은 이색 명소가 있다. 바로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언더그라운드 투어(Underground Tour)'다. 이 지하 도시의 탄생 배경을 들여다보면 제법 흥미롭다. 아주 오래전 시애틀은 바로 이 파이오니어 광장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는데, 지리적으로 해안보다 지대가 낮아 밀물 때만 되면 바닷물이 밀려들어 늘 질척이는 진흙탕 거리가 되곤 했다. 그러던 중 이 일대에 대형 화재(1889년 시애틀 대화재)가 발생하여 도시 전체가 잿더미로 변하는 비극이 닥쳤다.
당시 시애틀시(市)는 도시를 재건하면서 만조 때마다 바닷물이 범람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매립 작업을 단행했다. 기존 도시 위에 1~2층 높이로 흙을 수북이 돋우어 새로운 도로와 건물을 지어 올렸고, 그 결과 붉은 벽돌의 옛 구시가지 거리가 자연스럽게 지하에 갇히게 된 것이다. 파이오니어 광장 지하에는 당시 화재의 흔적과 사용하던 가구, 옛 가게들의 잔재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한동안 잊혀졌던 이 공간이 누군가에 의해 재발견되며 오늘날의 투어 상품으로 재탄생했다. 막상 투어에 참여해 보면 상술이 돋보이는 포장에 비해 크게 볼거리가 화려하지는 않다는 인상도 받게 된다. 소박한 흔적을 거창하게 다듬어 선보이는 미주 특유의 위트와 관광 상술을 실감하게 되는 대목이지만, 시애틀의 역사적 비화를 직관적으로 경험해 보기에는 한 번쯤 직접 둘러볼 만한 가치가 분명히 있다.
광장 한복판에는 알래스카에서 옮겨왔다는 유구한 인디언 장승(인디언 토템 폴)이 우뚝 서 있고, 19세기 마차 승강장으로 쓰이던 아늑한 철제 구조물(Pergola)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울러 이 도시의 이름의 기원이 된 수콰미쉬(Suquamish) 족과 두외미쉬(Duwamish) 족의 마지막 추장, '시애틀 추장(Chief Sealth)'의 정겨운 흉상도 마주할 수 있다. 키가 180센티미터가 넘는 당당한 체구와 넓은 가슴을 지녔으면서도 무척이나 온화하고 따뜻한 품성을 지녔다는 시애틀 추장. 그의 이름에서 비롯된 이 도시는 인디언의 위엄과 세월의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오늘도 유유히 흐르고 있다.










언더 그라운드 투어 모습들



과거엔 시애틀에서 가장 높았던 스미스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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