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번 도전 끝에 마주한 바다 끝 등대: 워싱턴주 스큄 던저네스(Dungeness Spit)
- sajintour
- 2017년 2월 7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11시간 전
워싱턴주에서 가장 강수량이 적은 '스큄(Sequim)'이라는 동네가 있다. 올림픽 산맥이 비구름을 막아주어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기후가 건조해서 은퇴한 어르신들이 무척 많이 거주하는 휴양 도시다.
스큄 다운타운을 조금 지나 바다 쪽으로 계속 올라가다 보면 '던저네스 휴양지(Dungeness Recreation Area)'가 나타난다. 가벼운 마음으로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곳인데, 끝까지 가보려면 코스가 결코 만만치 않다.
해안 절벽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에 서면 태평양 연안 특유의 시원함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까마득히 높은 절벽 아래로 바닷가가 아득하게 펼쳐지는 풍경이 사뭇 이색적이다. 산책로 주변에서 한 어르신이 식빵을 던져주는 모습을 보았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듯, 던져주는 식빵 조각을 공중에서 날래게 잡아채는 갈매기들의 묘기가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는 곳이기도 하다.
절벽을 지나 해안가 모래밭으로 내려가면 한층 더 근사해진다. 그야말로 '죽이는 풍경'이 시원하게 이어진다. 갖가지 해안 동식물과 생태를 가깝게 관찰할 수 있는 보물 같은 해변이다.
무엇보다 바다 한가운데 모래톱 끝자락으로 까마득히 건너다보이는 등대는 '꼭 직접 가보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오묘한 유혹을 품고 있다. 왕복 11마일 정도의 긴 거리라 선뜻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코스다. 그래도 밀물 때가 아니면 바닷가 모래가 단단히 얼어붙어 있어 걷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해안가를 따라 늘어선 다양한 형상의 고사목들도 사진가의 눈길을 끊임없이 사로잡는다. 마음을 다잡고 빠른 걸음으로 거닌다면 포기할 이유가 전혀 없는 길이다. 한번 탐험 욕심을 내어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사실 나는 이곳을 세 번 만에야 겨우 완주에 성공했다. 주변 풍경이 워낙 아름답다 보니 셔터를 누르며 사진을 담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겨, 처음 두 번은 중간에서 발길을 돌려 나와야만 했다.
그리고 마침내 '삼세번'의 도전 끝에 성공을 거두었다! 왕복 3시간 45분 동안 폐장 시간 전에 돌아 나오느라 그야말로 '죽어라' 걸었다. 하산하는 길에는 마침 밀물이 들어오는 시간과 맞물려 단단한 모래 대신 거친 자갈밭을 밟고 나오느라 다리가 조금은 뻐근하고 힘들었다.
그래도 가슴속 깊이 뿌듯함이 차올랐다. 이토록 고되게 걸어서만 다다를 수 있는 등대였기 때문일까? 외관 자체는 다른 일반적인 등대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내 눈에는 유독 특별하고 근사하게 다가왔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운동 삼아, 혹은 데이트 삼아 이 모래톱 길을 오가고 있었다.
이곳 던저네스 모래길을 끝까지 걸어본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가슴속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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