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한여름에만 도로가 개방되어 자주 찾기 힘든 곳이다. 물론 겨울에는 스키장 까진 개방이 되고 또 겨울 등산 장비 착용만 하면 어렵지 않게 돌아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눈 신을 신고 걸어야 하는 길이 만만치 않으니 그것도 쉽게 갈수 있는 곳은 아니다.
이렇듯 거리도 멀고 여러가지 자연조건이 맞지 않으면 방문하기도 어려운 곳이 베이커 다. 특히 지난 겨울처럼 눈이 많이 온 상황에선 눈이 빨리 녹지 않아 더욱 방문하기 힘든 곳이다.
산 입구에 다가오면 제일먼저 반겨주는게 있다. Nooksack Falls 이다. 폭포 입구 내려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다. 워낙 계곡이 깊어 철조망으로 안전 장치를 해둔게 눈에 거슬린다. 두 갈래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더운 날씨에 듣는 폭포 소리는 절로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폭포에서 나와 조금 가다 보면 스키 에리어가 나온다. 여름엔 폐장 해서 조금은 스 산해 보이는 풍경이다. 길은 유난히 구불거린다. 거의 360도 도는 곳도 있는듯 하다. 스키장을 지나면서 산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맑고 쾌청한 날씨에는 산이 손에 금방 잡힐 듯이 보인다.
산 자체도 더욱 웅장하고 거칠게 보인다. 워싱턴주의 대표 명산 레이니어와 비교하니 레이니어는 여성 스럽기 까지 하다. 레이니어에 비해 이곳의 산은 남성미가 철철 넘치는 강한 산 같다.
많은 사람들이 베이커로 알고 있는 산이 베이커가 아닌 Mt. Shuksan 이다. 이곳에는 스키장을 중심으로 베이커와 쑥 산이 90도 각도 정도 마주보고 있다. 그런데 베이커는 스키장을 지나 산 정상까지 가야 보이고 산중턱에서 보이는 봉우리는 쑥 산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몇 번을 가보았지만 불행하게도 베이커는 매번 보지 못했다. 날씨는 좋은데 늘 베이커 봉우리는 구름에 가려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생긴 모습이 쑥 산이 훨씬 더 사진 적으로 잘 받는 스타일이다. 베이커는 그냥 뾰족한 얼굴이라 사진발은 좀 약하다.
마운틴 베이커 지역의 포인트는 크게 3곳으로 나뉘는듯 하다.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픽 쳐 레이크다. 말 그대로 그림같은 호수인데 쑥 산이 호수에 반영되어 진한 감동을 주는 장소다. 이름만 듣기로는 꽤 큰호수인줄 알았는데 아주 조그만 호수다. 주변 산책로를 만들어 놓아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글자 그대로 명품 카렌다 시진이 된다.
두번째 포인트다. 픽 쳐 레이크와 아티스트 포인트 중간에 또 하나의 주차공간이 나온다. 약간 언덕 위에 공원 안내소 같은 건물도 있고 아래로는 수료 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자랑 할만한 계곡이 있는 곳이다. 주차장 주변으로 피크닉 에리어가 있어 식사를 하면서 쉬어 갈수 있는 곳이다.
마지막 포인트다. 아티스트 포인트다. 아티스트 포인트는 주차장에서 조금 더 걸어 올라가야 정상이다. 아티스트 포인트에 오르면 두산이 동시에 보이는 그야말로 파노라마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한다.
워싱턴 주는 가는 곳 마다 느끼지만 정말 대단한 곳이다. 어느 계절 어느 시점이든 사계절의 별미를 다 느낄 수 있다. 푹푹 찌는 한여름에도 서너 시간만 내면 하얀 눈이 있는 산들이 즐비하고 서쪽으로 한 두시간만 달리면 한기를 느낄 정도로 시원한 바닷가 있으며 동쪽으로 고개만 넘으면 사막 지형의 동부 워싱턴이 있다. 정말 인간이 살수 있는 모든 환경이 공존하고 존재하는 곳이 우리가 사는 워싱턴이라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이 절로 난다.
아직도 많은 곳에 눈들이 쌓여있다. 간혹 불어오는 바람이 순간순간 한기를 느끼게 한다. 파랗고 진한 하늘과 하얀 뭉개 구름이 눈에 보이는 것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지금 워싱턴의 날씨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