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미시시피 강이 나타났다. 이제 이 강만 건너면 윈스콘주다. 시닉 하이웨이를 조금은 기대하면서 미니애폴리스로 올라가는 61번도 북쪽으로 들어갔다. 오른쪽으로 미시시피 강을 따라 올라가는, 한마디로 강변도로인 이곳은 솔직히 볼거리는 없었다. 미시시피라는 강만 아니었다면 정말 올라가 보지도 않았을 그러한 장소였다.
한20분 올라가다 다시 방향을 돌려 오던 길로 내려왔다. 다리를 건너 윈스콘신 주로 들어와 35번 도로로 진입해 다시 미시시피강을 끼고 메디슨이라는 도시로 내려갔다.
세계에서 3번째로 길고 미국50개주 중에 31개 주를 거친다는 미시시피 강 주변은 우리나라의 양수리나 양평 같은 분위기였다. 그냥 평범하고 조용한 풍경이었다. 다소 아쉬웠던 점은 갓길이 적어 중간중간 차를 세우지 못해 사진 촬영을 거의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고속도로인 I-90으로 왔으면 빨랐을 것을 시닉 하이웨이로 돌아와서 시간이 많이 늦어졌다. 볼만한 풍경이 많아 중간중간 사진을 촬영하면서 왔더라면 덜 섭섭했을 텐데, 조금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스콘신 주에 있는 메디슨은 상당히 넓은 도시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위스콘신주의 주도라고 했다. 매디슨이란 지명은 미국의 4대 대통령인 제임스 매디슨에서 따왔다고 한다. 대부분의 미국 주들은 행정과 상업 도시가 분리 되어있다. 상업도시는 상당히 크고 활동적인 반면 주도가 있는 행정도시는 규모 면에선 그리 크지 않고 조용한 게 특징이다. 그러나 위스콘신주의 주도인 매드신은 그렇지 않은 듯했다. 행정과 상업적인 면을 같이 가지고 있는 듯이 매우 활동적이고 생동감이 있는 도시로 느껴졌다. 나중에 중동부 지역으로 가다 보니 매디슨과 같이 주도가 발달한 주들이 꽤 많았다.
여행 첫날 숙소를 찾느라 고생을 한 이후 오늘도 시간이 늦어 조금은 걱정이 되었지만 큰 도시라 빈방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큰 걱정 없이 자주 가는 모텔 표지판을 보고 고속도로를 빠져 나왔다. 표지판에 표시된 대로 길을 찾아 들어왔는데 잘못 들어왔는지 모텔이 보이지 않았다. 잠시 헤매다 “메디슨 한인 장로 교회”라는 한글로 된 교회 간판을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차를 세웠다. 마침 교회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젊은 한국 친구가 있어 길을 물었다. 일주일 만에 보는 한글 간판이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친구는 이곳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길을 잘 모른다고 다른 친구를 데려왔다. 아주 싹싹한 친구였다. 그러나 그 친구도 지리는 잘모르는듯 했다. 둘 다 유학생인 듯했고 한 친구는 시애틀에 있다가 이곳으로 온지 얼마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더 반가웠다.
집사람이 이곳이 더 좋냐고 물으니 시애틀이 더 좋다고 했다. 이곳은 겨울이 너무 추워 고생이 많다고 한다. 한국 교민의 수를 물으니 교민보다는 유학생들이 더 많다며 그 이상 자세한 건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 지역이 교육과 문화의 도시로도 유명해서 유학생들이 많은 것 같았다. 오랫동안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고 차를 찻길에 세워두어 급한 마음에 고맙다는 말을 하고 길을 재촉했다.
모텔을 찾으려고 돌아다니다 보니 걸어 다니는 한국 사람들이 몇 명 눈에 띄었다. 생각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사는 듯했다.
겨우 찾은 모텔은 빈방이 없었다. 주말이라 그렇겠지만 도시 규모에 비해 모텔의 숫자가 적은 듯했다. 다른 모텔을 알아보았지만 다 마찬가지였고, 전화로 주변의 다른 지역을 알아보았으나 역시 빈방은 없었다.
조금 걱정이 되었다. 딱 한 곳 체인 모텔이 아닌 처음 보는 이름의 모텔이 있어 마지막으로 알아보기로 했다. 모텔 오피스로 들어갔더니 다행히 빈방이 있었다. Budget 이라는 렌탈 회사에서 운영하는 모텔 이었는데 좀 오래되어 냄새는 났지만 냉장고부터 없는 게 없는 아주 좋은 모텔이었다. 다행이라 생각하고 하루 종일 운전한 피로를 풀기 위해 짐을 풀었다.
모텔에 들어온 시간은 저녁 9시쯤 되었다. 아무리 피곤해도 먹어야 하는 게 저녁, 부랴부랴 짐을 옮기고 밥을 짓고 저녁 식사를 마쳤다. 설거지를 하고 짐을 정리한 후 노트북 앞에 앉는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옮겼다. 촬영한 게 별로 없어 일은 빨리 끝났다. 하루 동안 지나온 일들에 대해 대충 정리를 한 후 자리에 들었다. 내일이면 일리노이즈 시카고로 들어갈 것이다. 조금은 걱정이 된다. 미국에 와서 서부 지역 이외엔 처음 가보는 대도시라 그런지 조금은 걱정이 되는게 사실이다. 동부 도시에 대한 좋지 않은 말을 많이 들은 것도 있지만, 나 스스로 아주 촌놈이 다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우스웠다.
오늘은 정말 먼 길을 달려 왔다 가우스 다코타에서 미네소타 그리고 위스콘신까지 세 개의 주를 관통해 온 것이다. 총 달린 거리는 약520마일 (837km) 이다.
한반도 크기와 비슷한 면적을 가진 주 다. 주 전체 인구는 5백만 정도고 우리 교민수는 25,000명 정도라고 한다.미네소타란 주명은 수우족 인디언의 말로 "하늘빛 강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스카치 테잎,호치키스 등이 미네소타에서 발명 되었고 수상 스키 또한 이곳에서 발명 되었다. 자동차 번호판에 10,000 lake라고 쓰여 있을 정도로 주 전체에 12,000여개의 크고 작은 하천과 호수가 있는 물이 풍부한 주 다. 미네소타는 밀 농사, 제분, 제재업에 산업에 근간을 두고 있었으나 1880년대 철광석 광산업은 주 경제에 크게 공헌하기 시작 했다.
우리나라 강원도의 10배 크기로 전체 인구는 오백만명을 조금 넘으며 우리 교민수는 12,000정도 된다고 한다. 미국 제일의 낙농 지역 답게 치즈 및 낙농 제품의 생산이 많고 미국내에서 우유 생산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 내 생산되는 맥주의 대부분이 위스콘신 주에서 생신되고 있고 오토바이 매니아들의 꿈인 핸리 데이비슨의 본사가 Milwaukee에 있다. 주의 중요 산업은 농업 이지만 미시간 호수 주변 도시들은 일반 산업과 상업이 번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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