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오산에 있는 독산 산성을 찾을 생각이다. 내가 사는 곳이 일산이다. 연천이나 철원 등 북쪽은 상대적으로 편하다. 차도 막히지 않는다. 그러나 남쪽 방향은 가기 전에 늘 망설여진다. 차가 너무 많이 막힌다. 막히지 않으면 한 시간 안쪽 거리다. 아침에 그것도 출근 시간을 피해 출발해도 보통 2시간에서 길게는 3시간이 걸린다. 막히지 않고 2시간 거리와 막혀서 가는 2시간은 많은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여행 가기가 가장 두려운 부분이다. 그래도 가야 하기에 출발한다.
생각보다는 빨리 도착했다. 2시간 조금 넘었다. 목적지 주차장은 독산산성 세마대지 주차장이다. 정말이지 네비 없으면 어찌했을까 생각해 본다. 주차장은 작지 않지만 차들이 꽤 많다. 그런데 독산성 입구라는 팻발은 보이지 않고 산성 안에 있는 보적사 입구만 크게 보인다. 일주문이다. 일주문 안으로 들어간다. 산성 어디나 그렇듯이 입구부터 오르막이다. 나에게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
올라가는 길이 사찰까지 가는 길이라 시멘트 도로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보적사 방향에서 왼쪽으로 가는 작은 팻말이 보인다. 독산성이라고 쓰여있다. 조금은 외진듯하고 조금은 좁고 험한 길처럼 보인다. 어느 정도 가니 낮은 계단이다. 그리고 얼마 안 가 바로 내려간다. 길게 이어진 철조망이 분위기를 깎아내린다. 만든 이유가 있겠지만 보기는 좀 그렇다.
계단과 철조망이 끝나니 산길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그냥 한적한 시골길이 나온다. 훨씬 분위기가 좋아진다. 여행을 다녀보니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기 전인 2월 말에서 3월이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사람이 없다. 아니 적다. 아직 꽃이 피지 않아 꽃놀이 상춘객도 없다. 나뭇잎이 무성하지 않아 조금은 삭막해 보이지만 내 개인적인 느낌으로 이 분위기가 딱이다.
약간은 오르막이지만 힘들지 않게 갈 수 있는 길이다. 독산성을 오르는 길이 몇 개인지는 잘 모른다. 그런데 이 길이 주 입구 같지는 않다. 주 입구라고 하기엔 조금은 어수선하다. 완만한 경사를 오르니 계단이 나온다. 그런데 자연 친화적인 계단이다. 오르기도 쉽다. 그런 계단이 계속 이어진다. 주변에 개인 묘가 이곳도 많다. 산성이 보인다. 겉보기에는 잘 정리되고 복원도 많이 된 듯하다.
생각보다 사람이 꽤 있다. 다들 운동 겸 나온 길인 듯하다. 독산산성은 삼국시대 백제에 의해 축성되었다고 추측하고 있다. 처음엔 토성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신라에 와서 돌로 축성을 했고 고구려도 중요한 요충지로 이용한 성이란다. 물론 조선시대에도 전략적 요충지로 사용했고 임진왜란 때 권율장군이 왜적을 물리친 곳으로 유명하다. 세마대지도 그때 생긴 말이지만 정설은 아니란다. 세마대지에 대한 일화는 많은 곳에 올라와 있으니 나까지 말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래서 그랬는지 본의 아니게 세마대지는 보지 않고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서 들려볼까 하다. 포기한다.
다른 산성과 비슷하게 한 바퀴 도는데 1시간 정도면 충분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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