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십년이 지난 후 다시 찾게 되었다. 다시 한번 가야지 하면서 벼루던게 십 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2012년 10월초 한국 시간으로 추석이라 기억한다. 내가 살던 워싱턴 주 타코마에서 출발 2박3일의 일정으로 떠났다.
아이들은 없다. 다들 학교 다니느라 우리 곁을 떠난 지 꽤 되었다. 와이프와 단둘이 조금은 무리한 일정이지만 출발했다.
가을에 보는 옐로우스톤은 처음이다. 늘 여름에만 다녀 보았던 길이라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다. 오고 가고 이틀 그러면 실제 일정은 하루 정도 되는 아주 짧은 일정이다. 날씨는 너무 좋았다. 오랜만에 달리는 와이오밍과 몬태나주의 들판이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 버린다. 쉬엄 쉬엄 가다 보니 13시간 정도 공원 입구에 다가오니 하늘엔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가는 우릴 비쳐 준다. 공원에서 조금 떨어진 마을에서 일박을 한 후 아침 일찍 공원으로 들어 갔다. 여름에 비해 한가하긴 했지만 생각 보단 많은 관광객들이 보인다. 특히 카메라를 들쳐 멘 사진가들이 많다.
늘 엘로우스톤를 별 볼 일 없는 공원으로 생각하던 나나 와이프에게 가을 옐로우스톤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왔다. 날씨 탓인지 모르겠지만 보이는 풍광 하나 하나가 새롭게 보였다. 여름보다 많지 않은 사람과 선선한 날씨가 한몫 한 듯도 하다. 이번 여행에 목표는 옐로우스톤 보다는 그랜드 텐톤 공원이다. 옐로우스톤을 대충 돌아보고 텐 톤으로 넘어간다. 10월초 임에도 불구하고 인포메이션 센터는 벌써 문을 닫았다. 조금은 아쉬웠지만 문을 닫지 않은 것으로 만족하고 공원 안으로 들어 갔다. 노랗고 붉게 물든 단풍이 아름답다. 여기 저기 한가롭고 평화롭게 풀을 뜯는 버팔로의 모습도 좋았다.
석양 빛에 물든 들판도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날려 버린다. 이런게 이 공원의 매력 인가보다하는 감동을 받는 순간 이었다. 다만 강변이 공사로 도로 통제를 하는 곳이 많아 모든 것을 다 돌아 보지 못하는게 조금은 아쉬웠다. 그래도 십년 전 좋지 않은 날씨로 되돌아와야 했던 아쉬움을 달래기엔 충분한 풍광을 보여주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힘들지만 않았다. 이렇게 2박4일(집에 도착하니 밤12시가 넘어 시간상으로 4일되었다^^)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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